‘아들 마약’ 법정 선 남경필 “제대로 된 처벌 치료받고 나온다면 사회인 복귀할 수 있도록 책임질 것”

"단약 의지 있어"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가 상습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기소 된 장남 남모씨의 재판에서 "제대로 된 처벌과 치료를 받고 나온다면 훌륭한 사회인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가족이 끝까지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18일 수원지법 형사15부(부장판사 이정재)는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장남 남씨의 3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남 전 지사는 이날 재판 증인으로 나와 "피고인 본인이 (마약을) 끊기 어렵다고 판단해 공권력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끊겠다고 생각해 자수하고 가족이 신고까지 하게 됐다"고 남 씨의 마약 투약 신고 경위를 설명했다.

 

증언에 따르면 2022년 8월5일 경남 창녕군에 있는 국립부곡병원에서 마약 관련 치료를 받던 남씨는 가족과의 논의 등을 통해 "마약을 투약했다"며 처음으로 경찰에 직접 자수하고, 이듬해 1월 같은 경찰서를 찾아가 다시 자수했다.

 

남 전 지사는 "스스로 단약이 어렵다는 판단에 국가의 도움을 받아 단약하고자 했는데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며 "이에 피고인과 상의해 개인 차원에서라도 치료를 하기 위해 병원을 추천받아 보호자 동의 없이 퇴원하지 못하는 곳에 입원까지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해 3월 병원에 있던 남씨가 전염병에 걸리며 잠시 퇴원하는 상황이 발생했고, 이 과정에서 남씨는 재차 마약에 손대 결국 가족이 남씨를 직접 경찰에 신고하며 이 사건 재판에 이르게 됐다.

 

마지막으로 남 전 지사는 "피고인은 많은 반성을 하고 있다"며 "별도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고 국선 변호인의 도움을 받고 있기도 하며, 얼마든 처벌받겠다는 생각이고 재활하려는 의지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고인과 많은 대화를 하며 치료받겠다는 의지를 더욱 확고히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치료를 마치고 사회 복귀한 뒤에는 심리치료와 직업재활 등을 받을 수 있는 공동체에 입소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재활도 함께하겠다"고 강조했다.

 

남 전 지사의 증인신문 이후 검찰은 남씨에게 징역 5년을 구형하고 247만원 추징 및 수강이수명령, 특수한 교육·개선 및 치료가 필요한 사람에 대해 치료감호소에 수용해 최대 2년간 치료하는 치료감호 등을 명령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남씨는 최후 진술에서 "선처나 용서를 바라지 않으며 주어진 죗값을 치를 동안 스스로 반성하며 지내겠다"며 "사회 복귀했을 때는 모범적인 사람이 되기는 힘들어도 사회 구성원으로 기본은 할 수 있도록 몸과 정신을 가다듬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사건 선고는 다음 달 14일 진행된다.

 

남씨는 2022년 7월부터 지난 3월까지 경기 용인, 성남시 소재 아파트 등에서 16차례에 걸쳐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마약중독 치료 및 재활을 받는 도중 텔레그램을 통해 마약류 판매상으로부터 마약을 구매해 소지하고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1월26일 이른바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을 흡입한 혐의도 있다. 펜타닐은 극심한 고통을 겪는 말기 암 환자 등에게 진통제로 사용되는 합성마약이다.

 

남씨는 지난 3월 23일 용인시 기흥구 아파트에서 필로폰을 투약했다가 가족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현행범 체포됐으나, 같은 달 25일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기각돼 풀려났다.

 

그러나 남씨는 영장 기각 닷새만에 재차 마약을 투약했고, 이 역시 가족의 신고로 알려져 결국 4월 구속됐다.

 

이후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이 사건 외에도 수원지검 성남지청과 창원지검 밀양지청에서 수사 중인 남씨의 마약 투약 사건을 병합해 일괄 재판에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