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정상이 엊그제 미국 캠프데이비드에서 정상회의를 갖고 “3국 정상은 지정학적 경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 그리고 핵도발이 우리를 시험하는 역사적인 기로에서 만나게 됐다”면서 “역내 평화와 번영을 약화시키는 규칙 기반 국제질서에 부합하지 않는 행동에 대해 우려를 공유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 ‘캠프데이비드 정신’을 발표했다. 공고해지는 북·중·러 결속을 견제하겠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한·미·일 정상은 동북아시아를 넘어 인도태평양 지역을 포함한 3국 안보·경제 협력 체제 신설에 합의했다. 또 첨단기술·기후변화·비확산 등 글로벌 이슈에 대한 협력 지침을 규정한 ‘캠프데이비드 원칙’과 역내 안보 위협에 공동 대응하겠다는 ‘한·미·일 간 협의에 대한 공약’ 문서도 채택했다.
3국 정상회의에서 가장 주목되는 것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일방적 현상 시도 변경에 반대 의사를 밝힌 대목이다. 대중국 견제용이다. 중국은 19일 대만 주변 해역에서 군용기 45대와 군함 9척을 동원해 강도 높은 무력시위를 벌여 이에 대한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어제 “역외 세력이 남중국해에서 진영 대결과 냉전적 사고를 부추겨 어렵게 얻은 안정 국면을 파괴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비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대만 침공을 벼르는 중국의 반발은 더 거세질 게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