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지 낯익은 ‘아무 말도 안 하면 아무 일도 안 일어나’…이번엔 이철규가 들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KBS 라디오에서 이철규 사무총장에 “말을 많이 해서 분란 커져”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 연합뉴스

 

최근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배를 침몰하게 하는 승객은 함께 승선 못 한다’는 표현을 써 일각의 부적절 지적을 받았던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을 향해 이준석 전 대표가 21일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아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던졌다.

 

올해 초 안철수 의원의 ‘대통령실의 전당대회 개입에 법적 문제가 많다’던 비판 등에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당시 “아무 말도 안 하면 아무 일도 안 일어날 것”이라고 반응했던 일을 떠올리게도 하는 대목이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말을 많이 해서 그 발언 이후 분란이 되게 커졌다”며 이같이 반응했다. 이어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이 사무총장은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총에서 ‘승선 불가’로 해석되는 표현을 쓰면서, 당의 화합을 저해하거나 동료 의원을 공격하는 언행을 삼가자는 취지의 주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친윤(친윤석열)’ 핵심인 이 사무총장이 공천권을 활용한 협박으로 의원들을 입단속했다는 비판이 나왔는데, 의총 이튿날 이 사무총장은 자신의 발언을 둘러싼 부적절 지적에 “당의 같은 구성원으로서 모욕과 조롱을 하자는 당부의 이야기였다”고 반박했다.

 

‘언로’가 열렸으니 개개인 의견을 얼마든지 개진할 수 있고 밖에서 이야기를 할 수 있다면서도, 사실에 기초한 의견 개진과 당을 향한 모욕·조롱은 결이 다르다는 취지의 이 사무총장 주장이다.

 

그러자 이번에는 이 사무총장의 발언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당 지도부를 비판한 같은 당 윤상현 의원을 겨냥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지난 9일 ‘수도권 위기론’을 언급한 윤 의원이 “국민의힘이 집권당으로서 제 역할을 했는지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며 “집권당의 현주소는 당 지도부 책임이 크다”고 강도 높게 비판한 일을 두고서다.

 

파장이 커질 조짐에 ‘충정’에 따른 것이라고 연이어 라디오에 나와 해명한 윤 의원은 21일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도 비슷한 질문을 받고 “당을 폄훼하는 의도는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연합뉴스

 

이 전 대표는 이러한 일들을 두고 라디오에서 “제가 얼마 전까지 선장이었던 사람”이라며 “그때 제 배에 구멍 내려고 했던 분들이 많다”고 돌아봤다.

 

계속해서 “제가 운전할 때 배를 부수던 분들이 지금 와서 자기들이 배를 운전하는데 이미 좀 가라앉고 있다”며 “거기서 본인들이 한 것 때문에 배가 침수되는 건 전혀 모르고 누가 자꾸 사보타주하고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한다”고 꼬집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