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을 논의하기 위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가 21일 파행했다. 인사청문 경과보고서가 여야 대립 끝에 시한 내 채택되지 못하면서 이제 대통령실로 시선이 모아진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박순애 전 교육부 장관, 윤희근 경찰청장 등이 야당의 극심한 반발에도 임명됐던 점을 고려하면 이 후보자 임명도 강행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김효재 방통위원장 직무대행 임기가 오는 23일 만료되는 만큼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서두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결국 여야 합의 불발… 공은 대통령에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시한인 21일, 여야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 개최에 합의하지 못했다.
국민의힘은 청문보고서 채택을 전제로 전체회의를 열어 야하고, 청문 보고서에는 이 후보자에 대한 적격 의견이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전체회의가 보고서 채택 여부를 논의하는 자리여야 하고, 논의 끝에 청문 보고서를 채택하더라도 적격 의견을 배제한 완전 부적격 의견을 담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성중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일단은 이동관 후보자에 대한 부분을 채택하고 안 되는 사유는 조건을 달아서 하자고 해도 (민주당이) 말을 듣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승래 민주당 의원은 “이 후보자는 적격·부적격을 병기하는 것조차 허용되기 어려운 정도의 부적격 인사라 보고 있기 때문에 보고서를 채택한다면 부적격 보고서를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소속 과방위원들은 이날 오전 과방위 회의장에서 간담회를 열고 이 후보자 지명 철회를 거듭 촉구하기도 했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인사청문회법 3항에서는 20일 내에 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았을 경우 대통령이 10일 이내의 기간을 정해 송부 요청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4항에서는 이 기간 내에도 송부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에는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고 있다.
만일 국회가 재송부 요청에 응하지 않으면 대통령은 청문보고서 없이도 장관 후보자를 임명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김효재 방통위원장 직무대행 임기 만료 이후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서두를 것으로 내다본다.
윤 대통령은 이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의 재송부를 요청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역시나 이동관 임명 강행 예상
과방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전날에도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후보자를 향해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이명박 정부 시절 언론장악과 아들 학교폭력 무마 의혹, 배우자 인사청탁 등 이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들을 거론하며 “이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대상자가 아닌 수사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야당의 요구대로 윤 대통령이 이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철회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미 이 후보자는 윤 대통령으로부터 방통위원장 후보자로 지명되기 전부터 자녀의 학교폭력 문제 등으로 민주당과 언론의 뭇매를 맞았다. 특히 이 후보자는 이명박 정부 당시 언론탄압에 앞장섰다는 비판을 받는 상황이다.
지난달 한국기자협회가 현직 기자 147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80%가 그의 방통위원장 임명을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그 이유는 ‘이명박 정부에서 언론탄압에 앞장선 인물’이라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하지만 이런 비판여론에도 불구하고 윤 대통령이 이 후보자를 지명한 만큼 임명은 강행될 가능성이 크다. 이 후보자는 대통령 대외협력특별보좌관 신분으로 자녀의 학교폭력 문제 등이 논란이 되자 대통령실 출입기자단에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최근 야당 대표까지 나서 무차별한 카더라식 폭로를 지속하고 있다”며 “정치권부터 정쟁을 위한 무책임한 폭로와 가짜뉴스 생산을 멈춰주길 당부드린다”고 밝힌바 있다.
대통령이 후보자를 지명하기도 전에 내정자로 거론되는 인사가 자신을 둘러싼 세간의 논란에 대해 공개적으로 정면 반박하면서 청문회 정국이 연출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다. 이 특보가 대통령실 소속인 점을 고려하더라도 이 후보 개인이 아닌 대통령실이 반박 입장문을 기자단에 배포한 것은, 윤 대통령실의 임명 의지가 그만큼 크다는 해석이 나왔다.
특히 이미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후 지금까지 15명이나 되는 장관급 인사의 임명을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없이 강행했다. 최근 극우 성향 발언으로 논란이 됐던 김영호 통일부 장관을 비롯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한동훈 법무부 장관, 박순애 전 교육부 장관 등이 야당의 극심한 반발에도 임명됐다. 방통위원장의 경우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전임 한상혁 전 방통위원장이나 이효성 전 방통위원장의 경우에도 야당의 반발로 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았지만 문 전 대통령은 임명을 강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