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내년 수도권 총선에서 패배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른바 ‘수도권 위기론’이 촉발한 여당 내 힘겨루기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당 비주류는 지도부의 ‘수도권 역량’을 계속해서 문제 삼고, 당 지도부는 이를 ‘리더십 흔들기’로 여기는 대치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인천 지역 4선의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21일 YTN 라디오에서 “당이라는 배가 좌초된다면 가장 먼저 죽는 사람은 영남권, 강원도 의원들이 아니다. 저 같은 수도권 의원”이라며 “(이철규) 사무총장이 당에 대한 우려를 배를 침몰시킨 행위로 비유하지 않았나. 그건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앞서 이철규 사무총장이 수도권 위기론을 주장하며 당을 암 환자에 비유한 윤 의원을 겨냥해 ‘배를 침몰하게 하는 승객은 함께 승선 못 한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에 맞받은 것이다.
지도부는 메시지를 관리하며 갈등 확산을 피하는 모양새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SBS 라디오에서 “데이터상으로 어떤 여론조사 수치가 나오든지 전략적인 판단과 발언, 행동을 해야 되는 게 지도부의 책무”라며 “말도 안 되는 위기론을 불러일으키면 지지층들이 이탈해 나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이날 ‘승선’ 발언에 대한 비판이 있다는 취재진 질문에 “자꾸 갈등을 불러일으키면 안 된다”며 “지극히 당연한 얘기이고, 우리 당원들의 뜻을 전달한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