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4∼6월) 전체 가계 신용(빚)이 전 분기보다 10조원 가까이 늘어나며 세 분기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부동산 경기 회복 분위기에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등이 급증한 탓이다. 국내은행 연체율은 6월 들어 소폭 하락했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23년 2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2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1862조8000억원으로 전분기 말 대비 9조5000억원 증가했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금융권 전체에서 받은 대출과 결제 전 카드 사용 금액(판매신용)까지 더한 가계 빚을 가리킨다. 가계신용은 금리 인상 등 영향으로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연속 감소했으나 세 분기 만에 다시 반등했다.
한편 국내은행 원화대출 연체율은 두 달 연속 증가하다 하락세로 돌아섰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6월 말 기준 국내은행 원화 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0.35%로 전월 말(0.4%)보다 0.05%포인트 떨어졌다고 밝혔다. 6월 중 신규연체율(5월 말 대출잔액 중 6월 신규연체 발생액)은 0.09%로 전월(0.1%) 대비 0.01%포인트 낮아졌다. 금감원은 은행이 분기 말에 연체채권 관리를 강화함에 따라 연체율은 통상적으로 분기 중 상승했다가 분기 말에 하락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중 가계대출 연체율은 5월 0.37%에서 6월 0.33%로 0.04%포인트 내려갔다. 주담대 연체율은 0.01%포인트, 주담대를 제외한 가계대출은 0.13%포인트 하락했다. 기업대출 연체율도 전월 말 대비 0.06%포인트 내렸다.
반면 제2금융권으로 이동하는 수요는 늘어나는 모습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8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카드)의 카드론 잔액은 35조3952억원으로 6월 대비 5483억원 증가했다. 은행권 대출 문턱을 넘지 못한 수요자들이 카드론으로 이동한 영향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