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300조원와 120조원을 투입해 용인·평택에 구축하는 반도체 클러스터는 세계 최대 규모인 만큼 기반 시설을 제때 확충하는 것도 관건이다. 반도체 제조는 공기 청정도가 높은 ‘클린룸’에서 진행돼 용수는 물론 전력 소모가 상당하고, 특히 첨단 제품 등 제조공정 난이도에 따라서도 전력 소모가 증가한다. 반도체 제조 시설에 필수인 용수 공급과 폐수 처리 외에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용인 등에 구축될 반도체 특화단지 규모만 1633만㎡에 달한다. 반도체 클러스터에 필요할 것으로 추정되는 용수는 하루 91만t(삼성 65만t, SK하이닉스 26만t)가량으로 예상된다. 전력은 수도권 전력 수요의 30%에 육박할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세계 최대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TSMC가 대만 중부 타이중(臺中)시에 지을 2나노 공장 건설이 용수와 전력 문제로 지연됐다고 외신이 최근 보도했다. 올해 2분기 착공 예정이었지만, 타이중시가 “TSMC 공장 건설 후 시민들이 용수와 전력 등에 불편을 겪지 않을 것이라는 의문이 해소되지 않았다”며 도시계획 심의를 늦추면서 일정이 미뤄진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시간이 있지만 수도권에서 원자력발전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먼 곳에서 전력을 끌어와야 하는데 송전 설비만 수천억원이 들 것”이라며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전력 수급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3GW(기가와트)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 신설을 우선 추진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정부는 이미 용인·평택 등 반도체단지의 2025∼2032년(1·2단계), 2033∼2043년(3·4단계) 용수 공급 계획을 세워 놨다. 특히 3·4단계 물량은 여주보를 우선 고려하고, 재이용 기술 개발 등을 감안해 댐 용수 공급량을 협의할 방침이다.
전력 수급과 관련해선 한전 등이 반도체 관련 전력 인프라를 최대 50% 공동분담 지원키로 한다는 원칙만 세웠다.
정부 관계자는 “기업 및 산단 조성 기관에서 세부적인 전력 사용 계획을 검토 중”이라며 “이를 반영해 산업통상자원부에 설치되는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공급 전담반(TF)’에서 단계적 전력 공급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르면 이달 말 구체적인 전력 공급 방안이 공개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는 인프라 구축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소요 전력량도 막대한 만큼 정부가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 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