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원전 오염수 방류 전날 노량진수산시장은 ‘시름’만 가득 [김기자의 현장+]

日 오염수 방류 후 수산물 소비 위축 우려
상인 “장사를 접어야 하나”
일본 정부가 24일 후쿠시마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하기로 한 가운데 23일 정오쯤 서울 노량진수산물도매시장(노량진시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방류한다는 소식에도 찾는 손님도 줄었는데, 방류하면, 누가 찾겠습니까”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하루 앞둔 지난 23일 정오쯤 서울 노량진수산시장. 의자에 앉아 손님을 기다리던 김모(60대)씨는 “앞으로 뭐 먹고 사나”라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김씨는 “손님을 불러도 그냥 지나갈 뿐. 대답조차 없다”며 “안면 있는 손님들도 한참 망설이는데, 아니라고 해도 믿겠습니까”라며 굳은 표정을 지었다.

 

비가 오는 탓인지 수산물을 구매하러 나온 사람들도 그리 많지 않았다. 뜨문뜨문 들리는 흥정하는 소리도 예전 같지 않은 듯 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가 다가오자 노량진수산시장에는 적막감이 감돌뿐 생기 돌던 예전 모습은 사리진 듯 했다.

 

이날 시장에서 만난 손님들도 수산물 안전성에 우려를 나타냈다. 2층 식당 통로에서 만난 김모(40대)씨는 “우려가 현실이 된 마당에, 아무래도 믿고 먹을 수 있을까요? 수산물을 꺼리는 게 당연 하겠죠”며 “일본 어민들도 반대한다던데, 그만큼 심각하다는 뜻 이겠죠”라고 했다.

 

상인 김모(40대)씨는 “손님들이 방사능 검사도 못 믿겠답니다. 하소연 할 때도 없고, 복장 터져 죽고 싶은 마음뿐입니다”라며 “국내산이라고 해도, 구매를 안하는데, 방법이 있나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본 정부가 24일 후쿠시마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하기로 한 가운데 23일 정오쯤 서울 노량진수산물도매시장(노량진시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편 일본 도쿄(東京)전력은 자사가 운영하는 후쿠시마(福島) 제1 원자력발전소의 오염수를 24일 오후 1시 해양 방류할 방침을 발표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보도했다.

 

현지 공영 NHK도 관계자를 인용, 오염수가 상정대로 희석됐다고 24일 전했다. 관계자는 기상 조건에도 문제없는 점도 확인됐다며, 정부 방침 대로 24일 오후 1시 해양 방류를 시작하겠다고 NHK에 확인해줬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으로 발생한 사고로 후쿠시마 제1 원전에는 방사성 물질 트리튬이 포한된 물이 계속해 발생하고 있다. 일본 측은 이를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처리해 처리수로 부른다. 후쿠시마 제1 원전 부지 내에는 오염수가 1000기 이상의 탱크에 98% 이상 차 있다. 약 134만t 규모다.

 

일본 정부는 이 오염수를 24일부터 해양 방류하기로 지난 22일 결정했다. 도쿄전력은 오염수에 바닷물을 섞어 트리튬 농도를 국가기준 40분의 1로 희석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24일 희석한 오염수의 트리튬 측정 농도가 나올 전망이다. 도쿄전력은 올해 탱크 30기 규모인 약 3만1200t, 약 5조 베크렐(㏃) 분의 트리튬 섞인 오염수를 4차례에 나누어 방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