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추진비로 직원들과 밥 먹는 대전도시공사 임원들…방만·부당집행 지적

대전도시공사 임원들이 공적업무 수행을 위한 업무추진비를 직원과 밥 먹는 데 주로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임원은 사용내역과 집행목적을 부실하게 적어 업무추진비를 방만하고 부당하게 사용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4일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에 따르면 올해 1월∼7월 정국영 대전도시공사 사장과 김홍준 경영본부장, 도시재생본부장, 산업단지본부장의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분석한 결과 업무추진비 대부분을 직원격려에 썼다. 집행목적이 ‘직원격려’인 경우는 통상적으로 직원과의 식사자리 등을 뜻한다. 

대전도시공사 전경. 네이버 로드맵 

정국영 사장은 업무추진비의 50% 이상, 김홍준 경영본부장은 80% 이상을 직원격려에 사용했다.

 

정 사장은 지난 1월 1일부터 7월 31일까지 7개월동안 모두 166건의 업무추진비를 사용했는데 이 중 62%(104건)가 직원격려 목적이었다. 지출금액은 총 2410만100원으로, 직원격려에 사용한 금액은 1247만6100원(52%)에 달했다. 업무협의·경조사비는 62건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김 경영본부장의 업무추진비는 총 65건으로 이 중 92%(60건)를 직원격려에 썼다. 총 315만7320원 가운데 직원격려 금액은 265만3820원(82%)이다. 도시재생본부장은 업무추진비 사용내역 중 일시를 불분명하게 기재하기도 했다. 

 

대전도시공사는 정 사장 취임 이전에 업무추진비 사용내역 시간을 공개했으나 정 사장 취임 이후엔 사용내역에서 사용시간을 기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대부분의 공개내역에서 집행목적이 구체적이지 않고 부실한 데 이어 집행대상도 모호했다. 

 

설재균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의정감시팀장은 “대전도시공사 사장의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을 보면 지난 1월부터 사용시간과 대상인원을 기재하지 않았는데 이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설 팀장은 “업무추진비는 직무수행에 드는 비용과 각 기관에서 시행하는 행사, 추진사업 및 정책 집행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편성된 비용”이라며 “시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만큼 투명하고 적절하게 사용돼야 하는데 불분명하게 사용되고 공개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고 짚었다.

 

이들은 도시공사에 △업무추진비, 행사운영비 등 정보공개청구에 대한 성실한 답 △상세한 업무추진비 공개 등을 요구했다.

 

대전참여연대는 “대전시는 공공기관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대전도시공사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에 대해 철저한 지도·감독을 해야 한다”며 “대전도시공사는 24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2차 추경 예산안을 엄격하게 심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