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민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23일(현지시간) 무장 반란 2개월 만에 의문의 비행기 추락 사고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바그너 그룹의 향후 운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바그너 그룹 활동의 수혜자이자 후원자 역할을 해온 러시아 정부가 프리고진을 대신해 조직 장악에 나설 것이란 관측과 함께, 조직 내에서 절대적 카리스마를 가진 수장을 잃은 바그너 그룹이 사실상 해체 수순에 들어갈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2014년 프리고진에 의해 창설된 것으로 알려진 바그너 그룹은 지난 9년 동안 우크라이나와 중동·아프리카 국가를 포함한 12개국이 넘는 국가 등에서 활동해온 것으로 파악된다.
이 문제에 정통한 한 유럽 외교관은 "러시아 정부가 아프리카 국가 지도자들에 대한 지원을 확신시키며 바그너 그룹의 역할을 점점 더 많이 떠맡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러시아 내에선 이미 6월 무장 반란 이후 바그너 그룹의 조직이 재편되고 대다수 용병이 러시아 국방부에 편제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 바 있다.
크렘린이 반란 사태 이후 프리고진 대신 바그너 그룹을 이끌 지도자를 물색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왔었다.
하지만 프리고진이 아프리카와 세계 각지에 세운 '바그너 제국'은 현지 군벌, 쿠데타 지도자, 정치인, 사업가 등과의 개인적이고 비밀스러운 유대관계를 바탕으로 수년간 구축해 온 것인 만큼 하루아침에 다른 인물이 그를 대체하긴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프리고진이 바그너 그룹 내에서 누려온 권위와 신뢰도 상당해 그의 사망으로 인한 공백을 메꾸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이런 이유로 결국 바그너 그룹이 해체 수순을 밟을 것이란 전망이 더 유력하게 제시된다.
반란 사태 이후 프리고진은 벨라루스와 아프리카에서의 활동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그의 복권 시도는 여의치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반란 사태 후 벨라루스로 이동했던 바그너 전투원들 가운데 일부는 최근 낮은 임금 수준 등에 불만을 품고 현지 주둔지를 떠나기 시작했다.
그 결과 벨라루스 주둔 바그너 병력은 한때 5천명 이상에서 약 4분의 1로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고진이 크렘린궁의 '보복 타깃'이 되면서 지휘 계통이 흔들린 바그너 그룹의 아프리카 내 활동도 갈피를 잡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내에서도 지난 두 달 동안 바그너 그룹의 활동은 사실상 공백 상태였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영국의 군사분석가인 숀 벨 예비역 공군 소장은 이미 지난 6월 바그너 그룹의 실패한 군사 반란 이후 "프리고진이 없는 바그너는 아무것도 아니다"면서 "용병 그룹이 종말을 맞을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연합>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