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이 25일 공식 임명되면서 사실상 6기로 전환된 방통위는 우선 공영방송과 대형 포털 사이트 개혁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알려졌다.
방통위 사무처 내부에서는 새 정부 출범 1년여가 지나서야 대통령과 철학이 맞는 수장이 온 만큼 식물 상태에서 벗어나 주요 사업과 정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다만 현재 방통위는 상임위원 정원 5명 중 세 자리가 공석이라 완전한 6기 출범까지는 다소 시일이 소요될 수 있다.
◇ "포털, 언론 역할하며 가짜뉴스 전달"…강력 규제 전망
이제는 공중파 방송과 일간지 등 기존 '레거시 미디어'보다 더 많은 국민이 뉴스를 접하는 '관문'이 돼버린 포털에 대해서도 강력한 개혁 관련 조치가 예상된다.
이 위원장은 이번 인사청문회에서 "거대 권력인 포털이 갑질하고 이용자들을 상대로 사실상 언론의 역할을 하며 가짜뉴스를 전달하고 있다"고 포털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바 있다. 그는 이명박 정부 때 홍보수석을 지내던 시절부터 가짜뉴스 근절 필요성과 포털의 폐해 등을 지적해왔다.
방통위는 이미 지난달부터 네이버의 뉴스 검색 알고리즘 인위적 개입 의혹과 관련해 전기통신사업법상 금지행위 위반 여부 등에 대한 실태 점검에 착수했다.
위반 행위가 인정되면 사실조사로 전환하고, 위반 행위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법령에 따라 과징금 부과 및 형사고발 등 처분도 할 방침이다.
포털 개혁은 이미 국정과제로 지정된 사안이기도 하다. 방통위에서 뉴스제휴평가위원회 법제화, 포털의 검색 알고리즘 규제 등이 이미 추진 중이다.
이에 더해 당정은 검증되지 않은 뉴스나 가짜 뉴스 등으로 법적인 문제가 생길 경우 포털에도 공동 책임을 물리는 방안도 신중히 검토 중이다.
또 포털뿐 아니라 기존에 규제가 느슨했던 유튜브 등 여러 채널에서 퍼지는 가짜뉴스에 대한 규제도 강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 단말기 가격 인하 의지 내비쳐…타 부처와 힘겨루기도 주목
이밖에 이 위원장은 단말기 가격을 낮추기 위한 '단통법'(이동통신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 손질 필요성 등을 언급한 바 있어 통신업계 역시 그의 행보 하나하나를 긴장 속에서 주시하고 있다.
이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단말기 가격을 낮춰야 한다는 데 동의하고 다양한 방식을 검토하겠다. 통신 요금과 단말기 가격을 분리 고지하는 건 합리적인 방안으로 생각된다"고 했다.
넷플릭스 등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체와 국내 통신사들이 벌이는 '망 사용료' 분쟁에 대해서는 "방향은 (사용료를) 받아야 하지만 더 검토가 필요하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여 이후 어떤 결론이 날지 업계의 시선이 쏠렸다.
한편, 이 위원장이 방통위를 창설한 최시중 전 위원장 이후 가장 힘 있는 방통위 수장이 될 것이라는 전망 속에 업무 영역이 상당 부분 겹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문화체육관광부, 공정거래위원회 등과 힘겨루기가 있을 것이란 예상도 있다.
방통위 한 관계자는 "조직의 위상이 높아지면 예산 확보와 사업, 정책 추진에도 힘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라며 "부처별 이해관계가 있는 방송·통신 관련 업무가 방통위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도 예측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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