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인터뷰로 본 ‘천재’ 작곡가의 양면성

바그너의 마지막 인터뷰/오해수/산지니/2만5000원

 

‘괴물 같은 천재’ VS ‘여러 형체로 얼굴을 바꾸는 악마’

독일 작곡가 리하르트 바그너(1813∼1883)는 이렇게 극단적으로 표현된다. 바그너는 위대한 오페라 작곡가일 뿐 아니라 지휘자, 오페라 연출가, 작가 등 다방면에서 천재성을 드러내며 세계 음악사에 엄청난 업적을 남겼다. 반면 허영심, 반유대주의 등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보로 숱한 비난도 달고 살았다.

오해수/산지니/2만5000원

책은 ‘바그네리안(바그너 추종자, 바그너 음악 애호가 등)’인 저자가 1882년 9월 독일 바이에른주 바이로이트에 있는 바그너의 반프리트 저택을 방문해 가상의 인터뷰를 한 내용이다. 저자가 평소 궁금했던 것들을 상세히 묻고 바그너가 성의 있게 답하는 식으로 구성했다.



예컨대 저자가 “선생님께서는 어릴 때 악몽을 자주 꾸셨다는데, 저는 상상력이 뛰어난 결과로 보고 싶군요”라고 하자 바그너는 이렇게 답한다. “나에게 꿈은 영감의 한 원천입니다. 한 예로 ‘라인의 황금’(4부작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 첫 작품)에서 전주곡은 낮잠을 자면서 꾼 꿈을 통해 얻은 선율입니다.”

이처럼 바그네리안 등 바그너의 삶과 음악에 대해 관심이 많은 사람이 읽으면 본인이 직접 바그너와 마주 앉아 얘기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저자가 방대하고 깊이 있는 연구를 바탕으로 바그너 답변의 개연성을 높인 덕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