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23-08-27 22:00:00
기사수정 2023-08-27 19:25:14
아버지 이어 장기 집권 가능성
야당 측 후보 난립 14명 경합 중
결선투표제 없어 野 진영 불리
중부아프리카 가봉의 알리벤 봉고 온딤바(64·사진) 대통령이 14년 임기를 마치고 3연임에 도전한다고 로이터통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가봉 전역에서 대선과 총선, 지방선거 투표가 시작됐다. 이 중 대선에는 총 19명이 공식 입후보했으나 야당 측의 후보 단일화 움직임으로 5명이 중도 포기하고 봉고 현 대통령을 비롯해 14명의 후보가 경합 중이다.
큰 이변이 없는 한 봉고 대통령의 당선이 유력하다는 게 현지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봉고 대통령과 경합할 만한 거물급 후보가 야권에 없고, 결선투표 제도가 없어 여러 후보가 나선 야당 진영에 불리하기 때문이다.
가봉은 올해 4월 헌법을 개정해 대통령 임기를 7년에서 5년으로 단축하고, 결선투표를 폐지했다. 대통령 연임 제한도 없다. 전망대로 봉고 대통령이 승리할 경우 42년 집권한 아버지 오마르에 이어 아들까지 장기 집권의 길에 들어서는 꼴이다.
2009년 오마르 사망 뒤 치른 대선에서 당선된 봉고 대통령은 2016년 대선에서는 부정선거 등의 비난 속에 불과 5500여표 차이로 재선됐다. 가봉 국민 240만여명 가운데 이번 선거인 명부에 등록된 유권자는 84만6000여명에 불과하다.
선거 결과는 3∼7일 후 발표된다. 봉고 대통령이 승리해도 선거 투명성에 대한 문제 제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국경없는기자회는 외신 입국이 금지됐으며 유럽연합이나 유엔의 국제 선거 모니터링 요원도 대선 과정에 참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봉고 가문의 장기 집권과 그의 건강 문제도 정정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봉고 대통령은 2018년 뇌졸중으로 쓰러져 국외에서 5개월간 요양했다. 이때 가봉에서 소규모 쿠데타가 발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