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G20 계기 가능성 타진 불필요한 갈등 최소화할 필요성 中도 상호존중 자세 보여야 할 것
대통령실이 어제 내달 9~10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중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시진핑 주석의 (G20) 참석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참석하게 되면 언제든 (한·중 정상회담은) 열려 있는 입장”이라고 했다. 아직 외교당국 간 관련 일정이 정해진 건 없다. 그러나 양국이 정상회담 필요성에 공감하는 만큼 G20 회의를 계기로 충분히 만남을 기대해볼 만하다는 견해가 많다.
다음달 한·중 정상회담이 열린다면 두 정상은 10개월 만에 다시 대면하게 된다. 한·미·일이 최근 미국 대통령 별장 캠프데이비드에서 열린 정상회의를 통해 3국 간 협력의 제도화에 합의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중국 입장에선 탐색 차원에서라도 호응할 공산이 크다. 중국은 당시 “한·중관계를 희생시켜 미국 편에 올인하고 있다”며 한국에 대한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이런 만큼 한·미·일 협의체가 중국을 적대시하기 위한 것이 아님을 충분히 설명하고 소원해진 양국 관계를 복원할 기회가 될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정부는 외교력을 발휘해야 한다.
가뜩이나 헝다를 필두로 중국 내 부동산 개발업체의 파산 위기, 위안화 약세, 외자 유출, 수출입 급감 등 하루가 멀다 하고 중국 경제의 난맥상을 전하는 소식이 쏟아진다. 수출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중국 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 역시 그 충격파를 피해가기 쉽지 않다. 윤석열정부가 중국과의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하고 타협점을 찾아가야 하는 이유다. 공급망, 기후 변화, 문화 교류, 그리고 글로벌 어젠다에 이르기까지 공동 이익을 위한 양국 협력의 공감대를 확대하는 차원에서 정상회담 타진은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려면 중국도 변해야 한다. 국제질서와 규범을 준수하고 상호존중의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다. 상대국을 윽박질러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전랑(戰狼·늑대전사) 외교로 사방에 적을 만든 점도 반성해야 한다. 이런 방자한 외교가 결국 서방기업의 대중 투자 철수, 공급망과 무역의 탈중국 현상으로 이어졌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그나마 최근 중국이 한국행 단체관광을 재개하고 외교 통로로 우리 정부에 유화 제스처를 보내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중국 초청으로 베이징을 방문한 것도 달라진 한·중 협력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한·미동맹이 강화될수록 한·중관계는 나빠진다는 틀에 박힌 외교를 걷어내고 새로운 관계 설정을 모색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