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 선생의 손자인 이종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육군사관학교 내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을 둘러싼 논란에 관해 “정말 소가 봐도 웃을 일”이라고 꼬집었다.
제20대 국회에서 경기 안양 만안구를 지역구로 국회의원을 지내고 현재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을 맡은 이 전 의원은 28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북한이 생기기도 전에 소련 공산주의 제복을 입었다는 것이 이념전쟁의 단초가 된다든지 근거가 된다는 것은”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 전 의원은 이처럼 말하기 전에는 “홍범도 장군은 광복되기 전에 돌아가신 분”이라며 “레닌 공산주의 역사에 나오는 하나의 인물인 레닌을 방문해 ‘대한민국의 독립을 도와줄 수 있느냐’, ‘항일무장 독립을 도와줄 수 있느냐’ 이런 논의를 했던 상대방”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분이 공산당 제복을, 소련의 제복을 입게 된 것도 항일독립투쟁의 효과적인 진전을 위해서 했던 것”이라며 “그래서 박정희 대통령도 1962년 홍범도 장군을 서훈하는 독립훈장을 수여하게 된 것”이라고 부각했다.
앞서 국방부는 같은 날 ‘육사의 홍범도 장군 흉상 관련 입장’ 자료를 언론에 배포하고 “이번 독립운동가 흉상 이전을 둘러싼 논란이 발생한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우선 밝혔다.
육사가 공산주의 북한의 침략에 대비해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 수호를 위한 호국간성 양성 기관임을 설명한 국방부는 소련 공산당 가입과 활동 이력 논란이 있는 홍범도 장군 흉상의 육사 내 설치에 부적절하다는 논란이 있어왔다고 덧붙였다. 이 대목에서 국방부는 2018년 흉상 설치 당시에도 비슷한 문제가 제기됐지만 충분한 공감대 형성 없이 강행됐다는 설명도 더했다.
국방부는 홍범도 장군의 항일무장투쟁을 통한 독립운동과 1962년 정부의 훈장 수여 자체를 폄훼하거나 부정할 의도는 없다면서도, 홍범도 장군의 일부 행적을 두고 독립운동과 다른 평가가 있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1991년 소련 측 정부문서를 근거로 ‘자유시 유혈사태 보고를 위해 한인 빨치산 지대 대표단원 자격으로 레닌 동지를 만나러 모스크바로 갔다’는 내용이 1930년대 소련 정부로부터 연금을 받으려 작성된 홍범도 장군 이력서에 적힌 점과 ‘자유시 참변’ 당시 홍범도 장군이 무장해제 편에 섰다는 평가 등이 있었다고 언급하면서다.
국방부는 “홍범도 장군은 청산리 전투에서 같이 싸웠으나 무장해제를 거부하고 만주로 돌아간 김좌진·이범석 장군 등과는 다른 길을 갔다”며, “1927년 소련 공산당 입당 등은 분명한 역사적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공산주의 이력이 남은 홍범도 장군 흉상 설치는 육사의 정체성을 고려할 때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이 전 의원은 라디오에서 흉상 이전을 놓고 ‘철거’라는 표현을 들어 대한민국의 방어력이 될 육사 생도들의 뇌리에서 사라지게 해 우리나라의 역사가 왜곡되는 불행한 구조가 될 수 있다는 취지로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