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여당 연찬회에 참석해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해양방류를 반대하는 진영을 향해 “1 더하기 1을 100이라는 사람들”이라며 “이런 세력들과 우리가 싸울 수밖에 없다”고 때렸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행사에서 ‘오염수 방류’는 과학에 근거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 24일 일본 정부가 오염수 방류를 시작한 이후 윤 대통령이 이에 관해 직접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지금 국회가 여소야대에 언론도 전부 야당 지지세력이 잡고 있어서 24시간 정부 욕만 한다”면서 “이번에 후쿠시마에 관해 나오는 것을 보라”고 했다. 그러자 의원석에선 “옳습니다”라는 말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야당과의 협치에 관해 부정적인 견해를 거듭 드러냈다.
그는 “협치, 협치 하는데 얼마 전에도 얘기했지만 새가 날아가는 방향은 딱 정해져 있어야 왼쪽 날개, 오른쪽 날개가 힘을 합칠 수 있다”면서 “보수와 진보, 좌파와 우파가 힘을 합쳐 성장과 분배를 통해 발전하는 것”이라고 전제했다. 이는 고(故) 리영희 교수의 저서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를 인용한 발언이었다.
그러면서 “날아가는 방향에 관해 엉뚱한 생각을 하고 우리는 앞으로 가려고 하는데 뒤로 가겠다고 하면 안 된다”고 야당을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스스로가 국가정체성을 성찰하고 우리 당정에서만이라도 국가를 어떻게 끌고 나갈 것인지 확고한 방향을 잡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전 문재인 정부를 ‘부실 기업’에 빗대 비판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기업도 망하기 전에 보면 아주 껍데기가 화려하다. 기업을 인수해 보면 안이 아주 형편없다. 하나하나 뜯어보면 전부 회계가 분식이고 내실로 채워져 있는 것이 하나도 없다”면서 “국가도 마찬가지인데 지난 대선 때 힘을 합쳐 국정운영권을 가져오지 않았으면 나라가 어떻게 됐겠나 하는 아찔한 생각이 많이 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벌여놓은 사업도 하나씩 열어보면 정말 내실 있게 생산성이 있는 사업을 해놓은 것인지, 무슨 선거 때 표를 얻기 위해 벌여놓은 것인지 그야말로 나라가 거덜 나기 일보 직전”고 했다.
그러면서 “국가가 지향해야 할 가치는 제일 중요한 것이 이념”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여당 의원들과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지 못해 아쉽다며 “국민들 다 보시는데 소주 한 잔하기도 조금 (그렇다)”라며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전임 대통령들과 달리 취임 후부터 2년 연속 당 의원 연찬회에 참석했다.
한편, 윤 대통령 발언과 관련해 유승민 전 의원은 28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면 1+1도 모르는 미개한 국민이 되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면 ‘반국가세력'이 되는 건가”라고 거듭 물으며 “국민의 불안과 불신을 안심시키는 지도자의 말은 한마디도 없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