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여성가족부 내년도 예산을 올해보다 9% 넘게 늘어난 1조7153억원으로 편성했다. 한부모가족 지원과 아이돌봄서비스가 확대되면서 관련 가족정책 예산이 늘었고, 양성평등 정책 관련 예산은 줄었다. 여가부가 “여성단체에 무차별 지원한다”는 여당 일각의 주장에 따라 민간단체 보조사업은 폐지됐다.
정부는 29일 국무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1조7153억원 규모의 2024년도 여가부 예산안을 확정했다. 올해 예산 1조5678억원보다 9.4% 늘었다. 여가부 예산은 부처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었던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2년 연속 증액됐다.
분야별로는 가족정책 예산이 1조1969억원으로 전체 여가부 예산의 69.8%를 차지했다. 이어 양성평등 정책 2407억원(14.0%), 청소년정책 2352억원(13.7%), 행정지원 424억원(2.5%) 순이다. 가족정책 예산은 전년보다 16.6%(1707억원) 증가했고, 청소년정책 예산과 양성평등 정책 예산이 각각 6.9%(173억원), 2.5%(62억원) 줄었다.
청소년정책 분야에서는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마무리됨에 따라 청소년국제교류지원사업에서 128억원이 감액됐다. 양성평등 정책 예산 중에선 여성인권 증진과 관련된 권익보호 정책 예산이 53억원 줄었다.
양성평등 공모사업이나 단체 지원사업, 조직문화 조성사업에서 6억원이 삭감됐고, 산하기관인 한국양성평등진흥원의 운영비도 6억7000만원가량이 감액됐다.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며 여가부 폐지를 공약했던 윤 정부 출범 이후 여가부는 양성평등 정책에 힘을 빼고 가족정책에 집중해왔는데, 내년도 예산안에도 이런 정책 기조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부처 간 유사하거나 중복되는 사업은 통·폐합했다. 학교폭력 예방은 교육부로, 청소년 근로 권익보호는 고용부로, 가정폭력 가해자의 교정 치료 프로그램은 법무부로 조정된다.
한부모가족 아동양육비 등 복지 급여 지원 예산은 397억원 늘어난 5356억원이 편성됐다. 한부모가족 아동양육비 지원 대상은 중위소득 60%에서 63% 이하로 확대하고 아동양육비 지원 단가도 월 20만원에서 21만원으로 인상한다.
아이돌봄서비스 지원 대상과 돌봄수당이 늘어나면서 관련 예산은 1132억원 증액됐다. 아이 돌봄 지원 가구는 8만5000가구에서 11만가구로 확대하고. 돌봄수당은 9630원에서 1만110원으로 상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