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월대 앞 장식 추정 ‘서수상’ 찾았다

상서로운 동물 형상 조각 2점
故 이건희 삼성 회장 유족 기증

복원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서울 광화문 앞에 놓인 월대(越臺, 月臺)의 가장 앞부분을 장식한 것으로 추정되는 조각이 확인됐다. 문화재청은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 회장 유족 측으로부터 상서로운 동물을 형상화한 서수상(瑞獸像)으로 추정되는 석조각 2점을 기증받았다고 29일 밝혔다.

광화문 월대에서 임금이 지나던 길의 맨 앞부분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서수상은 길이가 약 2에 이른다. 길게 뻗은 형태로 마치 동물이 엎드려 있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2점은 크기나 형태가 거의 비슷하나 동물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조금 차이가 있다.

경복궁 광화문 월대의 가장 앞부분을 장식한 서수상(瑞獸像) 2점이 29일 복원공사가 한창인 광화문 앞 현장에 놓였다. 문화재청은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회장 유족으로부터 이를 기증받았다고 밝혔다. 유물은 그동안 경기 용인시에 있는 호암미술관 야외에 전시돼 있었다. 연합뉴스

문화재청은 유물 조사와 전문가 자문 등을 진행한 결과, 해당 서수상은 과거 고종(재위 1863∼1907)대에 월대를 건립하면서 사용한 부재인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서수상은 이건희 회장이 생전에 소장해 그동안 경기 용인시에 있는 호암미술관 야외에 1982년 4월22일 개관 당시부터 전시돼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월대가 해체되는 과정에서 월대의 맨 앞부분을 장식했던 서수상이 어떻게 삼성가로 가게 되었는지 등은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이 서수상이 월대와 관련돼 있을지 모른다는 제보로 문화재청이 조사에 들어가 월대 건립 당시 사용된 부재인 것으로 판단했다.

이건희 회장 유족 측은 서수상이 의미 있게 활용되기를 바란다며 기증 뜻을 밝혔다. 이 회장 유족들은 2021년 ‘문화유산 보존은 인류 문화의 미래를 위한 시대적 의무’라는 이 회장의 뜻을 이어받아 국보와 보물 등 국가지정문화재 60건을 포함해 미술품 2만3000여점을 국가 기관 등에 기증했다. 문화재청은 서수상 2점을 보존 처리한 뒤, 난간석 등 부재 50여점과 함께 복원에 활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