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그제 집권당인 국민의힘 의원 연찬회에서 “우리가 지난 대선 때 힘을 합쳐서 국정운영권을 가져오지 않았더라면 이 나라가 어떻게 됐겠나 하는 아찔한 생각이 든다”고 했다. “나라가 거덜나기 일보직전이었다”고도 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둘러싼 공방과 관련해선 “과학이라는 것을 외면하고 1+1을 100이라고 하는 사람들, 세력들하고 싸울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문재인정권과 야당을 향해 작심 발언을 쏟아낸 것이다. 이어 “국가가 정치적으로 지향해야 할 가치 중 제일 중요한 것이 이념”이라면서 “철 지난 이념이 아니라 나라를 제대로 끌어가기 위한 철학으로서의 이념”이라고 말했다.
여권에선 윤 대통령 언급이 국가관이 같은 세력과 함께 나라를 이끌어가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이라고 해석한다. “어떤 일을 해도 트집 잡고 분열을 부추기는 세력과는 같이 갈 수 없다는 생각”이라는 것이다. 윤 대통령이 지난달 광복절 경축사 때부터 강조해 온 자유주의 이념의 중요성을 다시 환기시키면서 이런 가치를 공유하지 않는 세력과의 투쟁 의지를 밝힌 셈이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협치보다 여권 결속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야당과의 충돌이 불가피해 우려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