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남쪽 해상에서 북상 중인 제11호 태풍 ‘하이쿠이’가 중국 상하이로 향하면서 한반도 서해안에 상륙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태풍이 북상하면서 북태평양고기압과 만나 한반도로 강한 바람을 불어넣으면서 다음달 초에는 전국 곳곳에서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30일 수시 예보 브리핑을 열고 “11호 태풍 하이쿠이가 지난 28일 발달해 중국 상하이로 향하고 있다”며 “다음달 4일쯤 중국 상하이 남동쪽 부근 해상에 도달한 뒤 북진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우리나라로 향할지는 1일에 판가름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9시 기준 하이쿠이는 일본 오키나와 남동쪽 약 1110㎞ 부근 해상에서 시속 18㎞로 북진하고 있다. 이후 다음달 1일 일본 오키나와 부근 해상까지 다다를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상하이를 향하던 하이쿠이는 다음달 4일쯤 상하이 남동쪽 부근 해상에서 방향을 틀어 한반도로 향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태풍 하이쿠이와 함께 9호 태풍 ‘사올라’와 20호 열대저압부도 같이 발달해 있는 상황이라 이동 경로와 속도의 변동성은 클 것으로 전망된다. 태풍의 발달 정도 및 북태평양고기압의 확장 정도, 사올라·열대저압부와 상호작용 등의 영향에 따라 경로와 속도가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까지 전라 동부와 경북 서부에 많은 곳은 120㎜ 이상의 비가 내리고, 31일까지 경상권을 중심으로 150㎜ 이상의 비가 올 것으로 보인다. 또 9월1일부터 3일 오전까지는 남부지방과 제주, 9월3일 오후에는 전국, 9월4일에는 제주에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경북내륙·경남북서부·전남지역을 중심으로 호우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경남 합천군에서는 주민 30여명이 산사태 등에 대비해 사전 대피했다. 또 해당 지역 곳곳의 하천변과 도로가 통제되고 있다.
집중호우로 남부지방 곳곳에선 사고와 비 피해가 나기도 했다. 대구 신천대로 상동교 하단도로 합류 지점에서 이날 오전 8시58분 중동교 방면으로 향하던 카니발 차량이 빗길에 미끄러지면서 차량 7대가 연쇄 추돌했다.
이날 오전 10시34분 경북 의성군 단북면 이연리 양곡천에서는 제방 3m가량이 유실돼 복구작업이 이어졌다. 경남 남해 이동면 우체국 창고와 합천 삼가면 주택에 물이 들어찼으며 함안, 창녕, 밀양 등에서도 배수 요청이 잇따랐다. 경북 의령 봉수면 주택 인근에선 나무가 쓰러졌고, 통영 사량면 주차장에는 토사가 유입되기도 했다.
행정안전부는 기상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주요 강수지역 안전 관리를 철저히 할 것을 독려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