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금리가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음에도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는 2개월 연속 상승했다. 지표금리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와 은행채 금리 등이 오른 영향이다. 정책모기지인 특례보금자리론의 금리도 연일 상승하고 있어 주담대 금리는 당분간 상승 곡선을 그릴 것으로 보인다.
30일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에 따르면 지난달 예금은행의 주담대 금리는 4.28%로 전월 대비 0.02%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담대 금리는 6월에 이어 2개월 연속 올랐다. 주담대 금리는 지난해 10월 이후 7개월 연속 하락했으나 6월부터 반등하고 있다. 코픽스와 은행채 금리 등이 오르며 주담대 금리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8월 이후에도 주담대 금리는 은행채 상승, 정책모기지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해 소폭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특례보금자리론 금리를 추가로 인상하기로 결정하면서 주담대 금리 상승세를 부추길 전망이다. 주택금융공사는 이날 특례보금자리론 금리를 일반형은 0.25%포인트, 우대형은 0.2%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금리는 9월7일부터 적용한다. 우대형은 주택가격 6억원 또는 소득 1억원 이하 차주가 받을 수 있는 대출이다. 이에 따라 일반형은 연 4.65%(10년)∼4.95%(50년), 우대형은 연 4.25%(10년)∼4.55%(50년)의 기본금리가 적용된다. 일반형은 8월에 이어 두 달 연속 금리가 인상됐다.
서정석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8월 주담대 금리에는) 은행채가 소폭 오른 데다 특례보금자리론 금리가 인상되고, 다른 시중은행의 금리 조정 등의 영향이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계대출 금리가 하락했음에도 주담대 금리는 올랐다. 지난달 가계대출 금리는 전월보다 0.01%포인트 내린 연 4.80%를 기록해 지난해 8월(연 4.76%)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기존에 낮은 금리로 계약된 중도금 대출 등 보증대출이 지난달 실행되면서 보증대출이 0.14%포인트 내린 데 따른 것이다.
대출평균금리는 5.11%로 한 달 전보다 0.06%포인트 하락했다. 3개월 만의 하락 전환이다. 기업대출 금리가 0.07%포인트 하락하며 영향을 줬다. 지난달 고금리 대출을 취급한 효과가 소멸한 가운데 일부 은행이 가산금리를 인하한 영향이라는 설명이다.
지난달 저축성 수신(예금) 평균금리는 연 3.68%로 전달 대비 0.01%포인트 하락했다. 4∼6월 3개월 연속 오르다 하락 전환했다. 대출 금리가 수신 금리보다 빠르게 하락하면서 지난달 은행의 예대금리차는 1.43%포인트로 전월(1.48%포인트)보다 0.05%포인트 축소됐다. 5개월 연속 감소 추세다.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시중은행 중에서는 NH농협은행의 예대금리차(정책서민금융 제외)가 가장 컸다. 이날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의 예대금리차는 1.11%포인트를 기록했다. 이어 KB국민은행(0.92%포인트), 신한은행(0.91%포인트), 우리은행(0.90%포인트), 하나은행(0.83%포인트) 순이었다.
NH농협은행 측은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정부정책자금이 주로 1∼3개월 초단기 정기예금으로 예치되면서 저축성 수신금리가 낮아져, 상대적으로 예대금리차가 크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