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콜로라도전 출격 해발 1600m 쿠어스필드서 열려 공기저항 적어 타구 비거리 늘어 총 1승4패… 시즌 4승 거둘지 관심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사진)이 4년 만에 ‘투수들의 무덤’으로 불리는 쿠어스 필드에 등판해 시즌 4승에 도전한다.
류현진은 2일 오전 9시40분(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쿠어스필드에서 열리는 2023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쿠어스 필드의 별명은 투수들에게 악몽과 같은 구장이다. 해발 고도 약 1600m의 고지대에 위치해 공기가 건조하고 밀도가 낮아 공에 걸리는 공기 저항이 적어 타구가 평소보다 더 뻗어나간다. 다른 구장에선 펜스 앞에서 잡힐 타구가 쿠어스 필드에선 담장을 넘어 홈런이 되는 경우가 많다.
류현진 역시 쿠어스 필드에선 좋은 기억보단 나쁜 기억이 더 많다. 빅리그 2년 차였던 2014년 6월7일 쿠어스 필드 첫 등판에선 6이닝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지만, 2017년엔 3경기에 등판해 10.2이닝 동안 피홈런 4개 포함 20안타를 맞으며 17실점(12자책)으로 3패를 기록했다. 2019년 6월29일에도 4이닝 9피안타(3피홈런) 7실점으로 또다시 패전투수가 됐다. 그나마 쿠어스 필드 마지막 등판이었던 2019년 8월1일엔 승리투수가 되진 못했지만, 6이닝 3피안타 무실점 호투를 기록했다. 쿠어스 필드 통산 6경기 1승4패 평균자책점은 7.09다. 류현진이 3경기 이상 등판한 구장 중 가장 높은 평균자책점이다. 피홈런도 8개를 맞아 피장타율이 무려 0.667이다.
토론토로 이적한 이후 처음으로 쿠어스 필드 원정에 나서는 류현진에게 위안인 점은 콜로라도가 과거보단 타선의 힘이 강하지 않다는 점이다. 콜로라도의 팀 타율은 0.248로 빅리그 전체 21위다. 쿠어스 필드의 유리함을 안고도 홈경기 팀 타율 역시 0.266로 7위다. 류현진의 천적으로 유명한 놀란 아레나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팀 타선을 이끌던 시절엔 홈경기 팀 타율은 부동의 1위였다. 실제로 류현진의 마지막 쿠어스필드 등판이었던 2019년 콜로라도의 팀 타율은 0.300에 달했다.
여기에 콜로라도는 좌완에도 약하다. 류현진과 같은 좌완을 상대로는 팀 타율이 0.232로 더욱 떨어진다.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중에 OPS(출루율+장타율)가 8할이 넘는 타자가 하나도 없다. 타율 0.249 22홈런 67타점을 기록 중인 라이언 맥맨이 타선의 리더일 정도로, 타자 명가로 유명했던 팀 컬러가 퇴색됐다.
지난해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과 1년이 넘는 재활을 거쳐 돌아온 류현진은 주무기 체인지업에 느린 커브를 앞세운 완급조절로 타자들과의 수싸움을 이겨내고 있다. 쿠어스 필드 효과가 나타나지 않도록 한 가운데로 공이 몰리지 않게만 제구해 낸다면 시즌 4승은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