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오염수 국제 여론전… 與 “단식은 쫄보 행보”

단식 나흘째… “日·尹 야합 시정
런던협약 당사국들에 반대 친서”
與 “李, 실체적 진실 앞에 위축”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단식이 나흘째 접어든 3일 여야는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이 대표의 단식투쟁 등을 두고 날 선 공방을 이어갔다.

전날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투기 중단·윤석열정부 규탄 2차 범국민대회’에서 윤석열정부를 규탄하며 “우리가 꿈꾸는 나라를 비록 이루지는 못했을지라도 나라가 과거로 퇴행하는 건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했던 이 대표는 이날도 윤석열정부를 향해 거친 말들을 쏟아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운데)가 3일 국회 본청 앞 천막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 대표는 여권이 후쿠시마 오염수를 ‘오염 처리수’로 바꿔 부르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을 두고 “오염수를 오염수로 부르지 못하게 하는 창씨개명”이라고 비판했다. 서상배 선임기자

이 대표는 이날 국회 본청 앞 단식투쟁 천막에서 열린 런던협약·의정서 당사국 친서 발송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은 총력을 기울여서 일본과 윤석열 정권의 오염수 투기 야합을 시정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해 많은 사실을 알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전 세계가 지금 일본이 자행하고 있는 최악의 핵 오염수 테러를 목도하고 있다. 투기가 앞으로 30년이면 끝날지 아니면 100년이 넘도록 계속될지 아무도 알 수 없다”며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핵 폐수가 해저와 해양생물, 인체에 미칠 영향에 대한 연구가 불충분하고, 이대로 방류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명백히 지적하고 있다. 폐기수를 처리한다는 알프스(ALPS·다핵종제거설비) 역시 신뢰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정부를 향해 “윤석열 정권이 연일 핵 오염수의 안전성을 홍보하는 데 열중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런던협약 86개 당사국 국가원수와 정부 수반에 친서를 발송하려고 한다.

국제사회가 일본의 그릇된 행동을 멈추고 해양 안전과 생태계 보전의 뜻을 모으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국제 여론전으로 끌고 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일본과 윤석열정부의 단합’으로 규정하며 오염수 투기를 계속해서 한일전으로 끌고 가려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일 오전 국회 단식농성장에서 몸을 일으키다 잠시 비틀거리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단식투쟁과 민주당의 장외투쟁 등 연이은 공세에 “쫄보 행보”라며 단식의 진정성을 꼬집었다.

전날 국민의힘 김민수 대변인이 이 대표의 단식을 “실체적 진실 앞에 위축된 ‘쫄보 행보’”라고 한 데 이어 국민의힘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명분 없고, 뜬금 없고, 원칙 없는 3무(無) 단식”이라고 비판했다.

박 정책위의장은 이어 “서이초 교사 49재인 내일, 당장 교육위에서 ‘4대 교권 회복’ 법안 통과를 앞두고 있는데 이들 법안부터 협조하라”며 “야당이 지금 신경 써야 할 곳은 당대표 단식 천막이 아니라 회의장이다. 우리 수산물로 몸 보양하고 정기국회에 매진하기 바란다”며 맹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