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린츠에서 마무리된 2023~2024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주니어 그랑프리 2차 대회에서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고 출전한 모든 선수가 시상대 위에 올라섰다. 황무지였던 한국 피겨에 뿌려진 씨앗이 어느덧 영글어가고 있다. 신지아(15·영동중)는 시즌 첫 우승의 기쁨을 맛봤고 권민솔(14·목동중)은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회 마지막 날에는 김현겸(17·한광고)까지 2위에 오르면서 한국 피겨가 진기록을 만들어 냈다.
신지아가 먼저 우승소식을 알렸다. 신지아는 2일 이 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감점 없이 기술점수(TES) 69.42점에 예술점수(PCS) 61.53점을 받아 130.95점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신지아는 2위인 무라카미 하루나(168.37)와 32.96점이나 차이가 날 정도로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였다. 지난해 9월 열린 2022~2023시즌 주니어 그랑프리 3차 대회에서 우승했던 신지아는 이번 대회에서 자신의 두 번째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 금메달을 따냈다. 한국 여자 선수 중 주니어 그랑프리에서 금메달 2개 이상을 따낸 선수는 앞서 김연아(파이널 포함 4개), 이해인(2개)이 전부다. 신지아는 “쇼트프로그램에서 아주 만족스러운 경기를 펼칠 수 있었다”며 “쇼트프로그램에서 몇몇 실수에도 불구하고 대회를 잘 마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함께 출전한 권민솔은 1일 쇼트프로그램(50.10점)에서 8위에 그쳤지만 이날 프리스케이팅에서 115.83점을 따내 총점 165.93점으로 3위까지 뛰어올랐다.
김현겸이 마지막으로 수상소식을 전했다. 김현겸은 3일 열린 TES 69.79점에 PCS 68.53점을 합쳐 138.31점을 기록했다. 쇼트프로그램에서 83.45점을 딴 김현겸은 프리스케이팅 점수를 합쳐 총점 211.76점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1위 애덤 하가라(220.33점·슬로바키아)와는 8.57점 차이다. 김현겸이 국제 메이저대회에서 메달을 목에 건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현겸은 프리프로그램에서 트리플 러츠 등에서 쿼터 랜딩(점프 회전 90도 미만) 판정으로 점수가 깎였지만 4회전 점프 1개와 트리플 악셀 2배치 구성을 안정적으로 선보이며 2위 자리를 지켰다. 김현겸까지 시상대에 오르면서 이번 대회 출전한 한국 선수 3명은 모두 입상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