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9일 향년 96세로 세상을 떠난 원로가수 명국환(明國煥)씨가 2주 만에 뒤늦게 장례를 치렀다.
고인은 1927년 1월9일 황해도 연백군 연안읍에서 태어났다. 대한가수협회에 따르면 고인이 생전에 “사실은 1933년생”이라고 한 적도 있다지만, 확실하지 않다.
10대 시절 연안극장 콩쿠르대회에서 3등 입상했고, 한국전쟁 중 월남해서 참전했다. 전역 후 1954년에는 이미 라디오에 나와 노래를 불렀고, 레코드회사 전속 가수 등으로 활약했다. ‘방랑시인 김삿갓’, ‘백마야 울지마라’, ‘아리조나 카우보이’, ‘내고향으로 마차는 간다’ 등을 잇달아 히트시키며 1950년대 전성기를 누렸다. 1976년에는 원로가수 친목 모임인 동심회 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2005년 제39회 가수의 날 공로상, 2014년 제5회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보관문화훈장을 받았다.
그러나 고인은 가족 없이 기초생활수급자로 쓸쓸한 노년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가수협회는 “(고인이) 거주지 지자체가 운영하는 요양병원에서 돌아가셨는데 직계가족이 없다 보니 무연고자인 줄 알고 연락을 못 했다고 하더라”며 “이분이 가수라는 걸 알고 가수협회로 연락이 와서 뒤늦게나마 장례를 치르게 됐다. 상주 역할은 대한가수협회가 맡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한가수협회는 오전 경기도 부천시 송내동 휴앤유병원 장례식장에 고인의 빈소를 마련했다. 발인은 4일 오전 5시30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