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엔 소주가, 호황엔 맥주가 잘 팔린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소주와 맥주가 보완재라는 점에서 근거 없는 낭설이지만 경제상황이 어려울 때면 자주 등장하는 단골메뉴다. 경제학자들은 흔히 사람들의 행동·소비패턴으로 현 경제상황을 분석하곤 한다. 섣불리 판단하기보다 리스크를 줄이고 대응책을 찾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미국 경제학자 폴 나이스트롬은 1928년 저서 ‘패션의 경제학’에서 치마의 길이가 호황기엔 길어지고 불황기엔 짧아진다고 주장했다. 2차대전 때 영국은 물자절약을 위해 짧은 치마를 권장했다. 1971년 미국 경제학자 M 마브리도 “불황일 때 여성들이 원단이 적게 들어간, 가격이 싼 미니스커트를 선호한다”고 주장했다. 이른바 치마길이 이론(Skirt-length Theory)이다.
불황과 연관된 경제학 용어로 대표적인 게 립스틱 효과다. 비슷한 용어로 넥타이 효과, 매니큐어 효과 등이 있다. 1930년대 대공황기 산업별 매출 통계를 근거로 만들어진 용어들로, 돈을 최대한 아끼면서 심리적 만족을 추구하는 소비성향을 일컫는다. 미 화장품 회사인 에스티로더는 아예 립스틱 판매량으로 경기를 가늠하는 립스틱지수까지 만들었다. 수치로도 증명된 적이 있다. 2001년 9·11테러 이후 미국에서 립스틱 판매량이 급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