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라임펀드 특혜성 환매 의혹이 불거진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에 대해 “판단의 영역을 차치하더라도 불법에 기인한 수익의 수혜자인 건 맞다”고 말했다. 이 의원의 인지나 개입 여부는 수사로 확인해야 할 사안이지만, 문제가 된 환매 자체는 자본시장법 위반이 분명하단 것이다. 금감원은 지난달 24일 라임자산운용 등에 대한 추가 검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2019년 라임펀드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 이전 투자금 2억원을 돌려받은 다선 국회의원이 있다고 밝혔고, 이후 해당 의원이 김 의원인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확산됐다. 4일 국회 정무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 등에서는 라임펀드 특혜성 환매 의혹과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등을 놓고 치열한 공방이 펼쳐졌다.
◆“판매사, 고위공직자 인지 후 환매”
이 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 의원 의혹에 대해 “(문제가 된) 개방형 펀드 같은 경우 당시 시점 기준으로 정상 환매가 안 되는 펀드이기에 자본시장법 위반이 명백하다”며 “사안의 전모나 공모 관계, 그 배경, 추가적인 수익 여부 등은 더 밝혀져야겠지만 환매 자체는 불법”이라고 했다. 그는 “(관련) 판매사·운용사 모두 고위 공직자인 걸 알고 (환매) 조치를 했다는 것”이라고도 했다. 다만 금감원은 결과 발표 전 수익자 대상으로 별도 확인 절차를 거치진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원장은 “불법 수익자에 대해 본인 입장을 듣지 않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야당 위원들은 금감원이 추가 검사 결과 보도자료에 특혜성 환매 수익자로 김 의원을 가리키는 ‘다선 국회의원’을 명시한 게 정치적 목적이 있는 것 아니냐고 공세를 펼쳤다. 이 원장은 여기에 “거기 (자료)에 특정 수익자를 빼는 게 직무유기”라고 반박했다. 같은 취지의 질의가 계속되자 “이렇게 많은 피해자가 발생한 건에 대해 특혜를 본 사람이나 동료들이 단 한 번의 사과 없이 내게만 추궁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며 “내가 만약 혜택을 받았다면 송구하다고 시작하면서 말할 것 같다”고 맞받기도 했다. 내년 총선 출마 가능성을 묻는 질문엔 “전혀 없다”고 답했다.
◆“軍에서 항명 있을 수 없는 일”
여야는 같은 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해병대원 사망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놓고 공방을 이어갔다. 이 사안은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 측의 주장이 엇갈리며 진실공방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이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과 통화한 이후 수사 결과가 뒤집어졌다는 것이 박 전 단장 측 주장인데, 이 장관은 “변호인을 통해 사실이 아닌 내용을 너무 많이 이야기해왔다”고 맞받았다.
이 장관은 윤 대통령과의 통화 여부에 대해 “저도 (대통령과) 그런 대화를 한 적이 없고, 국가안보실도 그런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고 했다. 박 전 단장에 대해 “신뢰할 수 없다”고도 했다.
이 장관은 박 전 단장에 대한 군검찰의 구속영장 청구가 부당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지금까지 수사를 거부했고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그런 것들은 증거인멸로 판단됐기 때문에 영장을 청구한 것”이라고 했다. 박 전 단장의 항명 혐의에 대해선 “정당한 항변이 아니라 정당한 해병대 사령관의 지시를 어긴 것이다. 군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육군사관학교가 영내 홍범도 장군 흉상을 이전하기로 한 가운데 이 장관은 해군 잠수함 홍범도함 개명 필요성에 대해서도 “필요하다면 바꾸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