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하늘나라 가서 푹 쉬고 행복하세요. 저는 선생님 말 잘 들을게요. 1학년 학생 올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사망 교사의 49재인 4일 학교에 마련된 추모공간에는 국화꽃 행렬이 끝없이 이어졌다. 학교 측이 이날 오전 9시부터 추모공간을 열면서 더 이른 시간 방문한 시민과 학생, 교사들은 눈물을 훔치며 돌아서기도 했다.
이날 오전 11시쯤 추모공간 벽면은 초등학생들이 삐뚤빼뚤 남긴 글씨부터 변화를 다짐하는 동료 교사들의 편지까지 수백장의 쪽지로 빼곡했다. 분홍색 머리띠를 하고 서성이던 한 학생은 고인을 기리는 마음들이 날아갈 새라 쪽지들의 접착면을 차례로 꾹꾹 누르고서야 자리를 떠났다.
오후 3시부터는 고인을 기리는 추모식이 서이초 강당에서 열렸다. 유족, 교직원, 교육청 관계자 등 150명이 참석해 고인의 생전 모습이 담긴 영상을 보며 편지를 낭독했다. 한 동료 교사는 “친구 하나 만들기 어려운 이 세상에서 너를 동기로 만나서 감사하고 행복하다”며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며 그곳에서만큼은 행복하길 기도한다”고 눈물을 쏟아내 참석자들을 숙연케 했다.
또 한 명의 교사가 세상을 등진 서울 양천구 A초등학교 정문 앞에도 오전부터 추모 발길이 이어졌다. 정문 앞 300여m 남짓한 길 양옆으로 근조 화환이 겹겹이 놓였지만, 화환을 실은 트럭 행렬은 그칠 줄 몰랐다. 가족과 왔다는 시민 정모(47)씨는 “돌아가신 선생님과 함께 근무한 적 있어 아내가 특히 남 일처럼 느끼지 못하고 힘들어한다”고 울분을 토해냈다.
A초 교정에 마련된 추모 공간에서 한 학생은 ‘친구들이 선생님 좋아하고 기다렸어요. 저도 기다렸는데 돌아가셨다고 해서 너무 슬펐어요. 계속 눈물이 날 것 같아요’라고 쪽지를 남겼다.
이날 오후 4시30분부터는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대로에서 대규모 추모집회가 열렸다. 서이초 교사 49재 추모 집회는 비슷한 시간대 충남·대구·제주·인천·충북·충교육청 등 지방 교육현장에서도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