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법(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안)이 지난 6월 국회를 통과하면서 국내 가상자산 규제의 첫발을 뗐지만 가상자산 공개(ICO)나 기존에 불거진 가상자산 문제들에 대한 처리, 블록체인 기술 발전을 위한 제도 등 여전히 논의가 필요한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세계일보는 4명의 국내 전문가들에게 가상자산 시장에서 개선이 시급한 과제들에 대해 물었다. 이들은 입을 모아 “아직 갈 길이 멀다”며 다양한 과제를 꺼내 들었다.
김동환 원더프레임 대표는 5일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금융산업으로서의 글로벌 가상자산 움직임에 국내 시장도 발맞춰 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블랙록 같은 경우 세계에서 가장 큰 자산운용사인데 올해 1분기 (가상자산) 테더(USDT)보다 돈을 못 벌었다”며 “미국에서는 이런 금융기관들이 가상자산 기업들이 하는 걸 하게 될 준비를 하고 있지만 국내에는 그런 일을 할 기업이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이런 금융 시스템이 세상에 들어오고 트렌드가 될 텐데 한국은행에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지만 자국 통화를 방어하기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기훈 홍익대 교수(경영학)는 가상자산 업계의 특권의식부터 내려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 교수는 “가상자산법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기존 자본시장법에 비하면 한참 갈 길이 멀다”며 “가상자산 업계는 새로운 법으로 규제를 주장하면서 처벌을 피해 왔지만 동일행동, 동일규제 원칙을 적용해 기존 금융제도 안에서의 처벌도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드러난 광범위한 가상자산 문제도 근거법을 들어 조사가 지체되고 있는데, 기존 법을 통해 충분히 규제될 수 있는 만큼 수사기관이 의지를 가지고 투명하게 문제를 드러낼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