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시작부터 "尹 탄핵 소지" 도발… 韓총리 "오염수 과학적 토론 하자"

국회 대정부질문 첫날

민주 “尹, 독립운동가 홀대” 친일 공세
채상병 사건 대통령실 외압 의혹 거론
與선 정율성 공원·윤미향 방일 등 ‘응수’

5일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여야는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윤미향 의원의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주최 행사 방문 논란을 두고 거세게 맞붙었다.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앞에 설치된 고 홍범도 장군 흉상 모습.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독립운동가는 홀대한다”며 윤석열정부에 ‘친일’ 공세를 펴는 한편, 해병대 채모 상병 사건 외압 의혹을 거론하며 윤 대통령 탄핵까지 언급했다. 정부·여당은 “비과학”으로 응수했다. 국민의힘은 강기정 광주시장이 추진하고 있는 정율성 기념공원 조성사업과 자유시 참변 등을 거론하며 반격에 나서기도 했다.

 

이날 대정부질문 첫 주자로 나선 민주당 설훈 의원은 “장관이 직접 결재까지 한 사건이 뒤집혔다. 결재안을 뒤집을 수 있는 사람은 윤석열 대통령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이 대상에서 빠진 것 등이 대통령실 입김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종섭 국방부장관 지시였다는 답변을 내놨다. 설 의원이 이에 “특별검사를 도입하고, 국정조사를 해야 하는 것”이라고 하자 한 총리는 “많은 국민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맞받았다. 이에 설 의원이 “탄핵할 소지가 있다”고 말하자 여야 의원들의 고성이 오갔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치 분야에 관한 대정부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오염수 방류를 두고서도 공방이 오갔다. 우리 정부 입장이 방류 찬성도 반대도 아니라는 설 의원 지적에 한 총리는 “과학적 기준에 맞는 방류는 반대하지 않는다”며 “문재인정부 생각과 똑같다”고 맞받았다. 이어 “제발 과학으로 토론했으면 좋겠다. 어민들이 가짜뉴스에 영향받지 않게 제발 배려해 달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최춘식 의원이 “오염수 관련 문제들이 반일 감정 분출을 위한 것이라면 우려스럽다”고 말하자 한 총리는 “100만명 어업인들을 볼모로 삼아 이익을 얻으려 해서는 안 된다”고 거들었다. 또 한 총리는 “미국 등 다른 국가들도 영향을 받는데 그들은 오염수가 인체와 해양에 큰 문제가 없고 과학적 타당성이 있다고 받아들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홍 장군 흉상 이전을 두고서는 여야의 치열한 공방이 오갔다. 설 의원은 백선엽 장군을 다룬 웹툰이 육군사관학교 홈페이지에 게재된 것을 거론하며 “독립운동가와는 싸우고 친일반민족행위자는 찬양하는 극우 뉴라이트 본색”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자유시 참변을 언급하며 홍 장군의 흉상 이전은 정당하다고 했다. 최형두 의원은 “소련군의 무장 해제 요구에 홍 장군은 받아들였고 김좌진 장군 등은 거부했다. 소련군은 거부한 독립군에게 어떻게 했는가”라고 김영호 통일부 장관에게 물었고, 김 장관은 “독립군을 죽인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 생도라면 당연히 반대하는 입장이어야 한다”고 답했다. 민주당이 반발하자 최 의원은 “독립 행적을 부인하는 것이 아니다. 생도에게 어떤 리더십을 가르칠 것이냐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    뉴스1

또 여당은 정율성 기념공원 사업과 윤 의원 논란으로 반격에 나섰다. 권성동 의원은 “윤 의원 전직 보좌관은 중국 공작원과 접선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고 설 의원의 전직 보좌관은 군 기밀을 제멋대로 열람하고 유출했다”며 “정율성 기념공원은 우발적 사건이 아니라 대한민국 정체성과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도전한 여러 시도 중 하나”라고 말했다. 또 약산 김원봉 선생을 국군의 뿌리라고 추켜세웠던 문 전 대통령 추념사와 6·25전쟁이 육군사관학교 필수과목에서 제외된 것을 언급했다. 한 총리는 이에 “당시 많은 국민이 걱정하고 우려한 것을 잘 알고 있다”며 “헌법 질서인 자유민주주의를 조금이라도 훼손한다면 국민이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김 장관은 “5000만 국민이 모두 주권자로서 권력을 행사한다면 대한민국은 무정부 상태로 갈 수밖에 없다”고 답해 논란을 빚었다. 이 발언은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1조2항을 “전형적 전체주의 사고의 발로”라고 적시한 ‘한국자유회의’ 창립선언문을 민주당 윤건영 의원이 따져 묻던 중 나왔다. 김 장관은 해당 단체에 발기인으로 참여한 바 있다. 김 장관은 “학문적 차원에서의 접근”이라며 “헌법은 주권의 소재와 행사를 구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윤 의원은 “전형적인 뉴라이트적 사고”라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