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근로자 100만원 복지 포인트’, ‘이동식 청년주택’….
최근 경북도가 내놓은 청년 정책이다. 과거에도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정책은 있었지만, 최근 도가 내놓는 정책은 ‘소소하지만 체감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책상머리 정책이 아닌 현장의 아이디어를 얻어 정책에 반영한 결과물이다.
도는 비(非)공무원이자 지역 청년으로 구성한 경북청년의회를 올해 처음 출범했다. 대학생부터 농업·창업·문화·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청년이 정책을 제안할 수 있도록 참여의 폭을 넓혔다. 실제로 도의 청년정책은 전국의 우수사례로 꼽힌다. 국무조정실이 주관한 올해 ‘청년정책 정부평가’에서 ‘전국 1위’,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되는 성과를 거뒀다.
◆“연간 100만원 받아 문화생활 즐긴다”
‘청년근로자 행복카드’ 사업은 청년의 호응도가 높다. 지난해 6월과 11월 실시한 행복카드 만족도 설문조사에서 참여 청년 중 85%가 ‘만족했다’고 답했다.
이 사업은 낮은 임금과 열악한 복지 여건으로 초기 이직률이 높은 지역 중소기업 청년 근로자의 생활 안정과 장기근속을 유도하기 위해 2017년 도가 전국 최초로 도입했다.
대상자로 선정되면 복지포인트 100만원을 지급받는다. 헬스장 이용과 건강 검진, 여행, 공연 관람, 학원 수강, 도서 구입 등에 자유롭게 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다. 도는 6년간 100억원의 예산으로 1만명이 넘는 청년 근로자를 지원했다. 올해는 참여 청년들의 의견을 반영해 포인트 사용처를 확대했다.
‘청년근로자 사랑채움사업’도 빼놓을 수 없는 대표적인 청년 정책 사업이다. 낮은 임금과 안정적인 주거 마련의 어려움으로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청년이 결혼자금을 만드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도가 아이디어를 냈다. 청년 근로자가 2년간 월 15만원씩 총 360만원을 저축하면 도와 시군이 공동으로 총 700만원을 추가 적립해 최종 만기 시 1060만원과 이자를 지급한다.
박성수 경북도 지방시대정책국장은 “도는 앞으로 청년들이 현실의 벽에 부딪혀 미래를 포기하지 않도록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복지정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청년이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앞당기겠다”고 말했다.
◆차순애 경북도 청년정책과장 “실생활 도움 탄탄한 청년정책… 지방시대 앞당기는 마중물 돼”
“탄탄한 청년정책은 지방시대를 앞당기는 마중물이 될 겁니다.”
차순애(사진) 경북도 청년정책과장은 6일 세계일보와 만나 “경북이 지방시대를 앞당길 수 있는 열쇠는 바로 청년에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지방에서 일하는 청년이 계속 지방에 살게 하려면 최대한 수도권과의 생활 격차를 줄이는 게 중요하다”며 “청년의 실생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크고 작은 청년정책 개발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청년정책에서 가장 주안점을 두는 부분은 뭐냐’는 질문에 차 과장은 “청년은 어떤 세대보다 변화가 빠르다”며 “실효성 있는 정책을 펼치려면 청년의 트렌드를 발 빠르게 파악하는 것이 필수”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청년과의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소통 창구를 확대하고 스킨십을 높이려 현장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차 과장은 청년정책은 행정이 주도하기보다는 청년 스스로 이끌어 가는 형태가 바람직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청년마을’과 ‘경북살이 청년실험실’을 꼽았다. 두 사업은 청년이 앞장서 청년 유입과 정착 프로그램을 진행해 외지 청년을 지역에 정착시키는 데 일조하고 있다.
그는 “다만 안타깝게도 아직 도내 청년 활동가와 청년단체의 수가 적고 활동 기반 또한 약한 실정”이라며 “도는 앞으로 이들이 활약할 수 있는 사업을 고안해 역량 개발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 과장이 최근 가장 공을 들이는 신규 사업은 뭘까. 바로 ‘경북청년센터’ 구축이다. 도는 현재 청년센터를 만들기 위해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조례 개정에 힘쓰고 있다. 청년센터는 2024년 준공을 목표로 한다. 청년의 심리 안정과 진로 상담, 대인관계 지원 등을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차 과장은 “청년센터는 청년이 미래로 나아가는 데 러닝메이트 역할을 할 것”이라며 “소외된 청년을 보듬고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차 과장은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인생에서 가장 불안한 시기를 보내고 있을 청년이 사회에 안정적으로 첫발을 내딛고 안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을 발굴해 실생활에 도움을 주겠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