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이 원유 감산을 연장하면서 미국 뉴욕 유가가 지난해 11월 이후 10개월 만에 최고치로 올랐다. 겨우 둔화세를 보이는 인플레이션이 다시 고개를 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내년 재선 가도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전일 대비 1.14달러(1.3%) 오른 배럴당 86.6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11월15일 이후 최고치로, 11월물 브렌트유 가격 역시 배럴당 90달러를 웃돌았다. 당초 하락세를 보이던 유가는 최대 원유 수요국인 중국 경제에 위기감이 감돌면서 사우디와 러시아가 감산을 올해 연말까지 3개월 더 연장했고, 다른 석유수출국기구(OPEC·오펙)플러스(+) 국가도 이에 동조할 것이라는 전망에 다시 오르고 있다.
유가 인상에 따른 인플레이션 가능성은 내년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바이든 대통령에겐 큰 부담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사우디의 감산 연장 결정은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캠페인을 본격화하는 시기 휘발유 가격을 인상할 수 있다”며 “원유 감산 연장 결정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의 정치적 위험이 증가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