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인도네시아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한·인도네시아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BRT)에서 양국 파트너십 발전전략을 제시하고 한·필리핀 정상회담 및 자유무역협정(FTA) 서명식에 참석하는 등 경제외교 일정을 가졌다. 한·인도네시아는 16건의 경제협력 양해각서(MOU)와 계약을 체결했다. 한·필리핀 FTA는 아세안 회원국 중 다섯 번째 양자 FTA다.
윤 대통령은 이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BRT에서 “인도네시아는 아세안 최대 경제국이고 핵심 광물 보유국이다. 전기차, 배터리 등 첨단산업을 주도하는 한국 기업과의 협력 잠재력이 매우 크다”고 강조하며 양국 기업 간 적극적인 협업을 주문했다. 특히 “기후위기와 환경문제 대응과 함께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 기반을 위해 소형모듈원자로(SMR)를 비롯한 원전 분야에서도 협력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아울러 “‘무거워도 함께 지고 가벼워도 같이 든다’는 인도네시아 속담 있다고 들었다”며 “문화 부문과 교육, 산업, 창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미래세대 교류가 더욱 활발해지도록 우리 정부와 인도네시아 정부가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BRT를 계기로 한·인도네시아 간 핵심광물, 원전, 신도시 건설, 보건, 전력 등 분야에서 16건의 MOU 또는 계약이 체결됐다. 핵심광물의 경우 인도네시아 핵심광물과 국내 배터리 산업 간 공급망 구축형 공동 기술개발을 위한 연구센터 설립, 원전은 SMR 등을 포함한 원전 정보의 교류 및 인력양성 협력, 모빌리티에서는 인도네시아 내 전기이륜차 생산기지 구축 협력 등과 관련한 MOU가 맺어졌다. 정부는 “MOU가 구체적인 성과로 조기에 가시화되도록 적극 지원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한·필리핀 FTA와 관련해 브리핑에서 “싱가포르, 베트남, 캄보디아, 인도네시아에 이어 아세안 회원국과의 다섯 번째 양자 FTA로서, 아세안 시장의 91%에 달하는 거대한 FTA 네트워크가 완성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기존 한·아세안 FTA,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이어 한·필리핀 FTA가 더해지면서 필리핀은 전체 품목 중 96.5%를, 우리는 94.8%의 관세를 철폐하는 높은 수준의 개방을 달성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기존 관세율 5%인 한국산 자동차는 FTA 발효 즉시 관세가 철폐되고, 기존 관세율이 최대 30%인 자동차 부품은 최대 5년 내 관세가 철폐된다”며 “그동안 일본이 장악하고 있는 필리핀 자동차 시장에서 우리 자동차의 수출 경쟁력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부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캄보디아, 싱가포르, 필리핀과 정상회담을, 라오스와 양자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 발전과 국제무대에서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