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일당 김만배씨와 신학림 전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의 ‘윤석열 커피’ 허위 인터뷰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신씨와 핵심 인물인 남욱 변호사를 소환 조사했다. 김씨가 검찰 조사에서 인터뷰의 허위성을 어느 정도 인정하면서 검찰은 인터뷰 경위, 배후 세력을 밝혀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검찰은 이 사건을 ‘관계자들의 치밀한 계획 하에 이뤄진 대선 조작 사건’으로 규정했다.
서울중앙지검은 7일 이 사건 관련 검사 10여명 규모로 대선 개입 여론 조작 사건 특별수사팀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이날 신씨를 배임수재 및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지난 1일 신씨의 주거지와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며 이 사건 강제수사에 착수한 지 6일 만이다. 신씨는 전날 검찰 소환에 불응한 지 하루 만에 출석했다.
검찰은 이날 신씨를 상대로 김씨와 인터뷰하고 이를 뉴스타파를 통해 보도한 경위, 대가 및 공모 관계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김씨뿐 아니라 신씨에 대해서도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김씨가 언론인을 거액으로 매수해 대장동 비리를 호도하는 인터뷰를 대선 직전 보도해 헌법상 민주주의 근거인 선거 제도를 농락한 ‘대선 조작’ 사건”이라면서 “우연히 일회성으로 이뤄졌다고 보기 어려운 정황이 있고, 관련자들의 치밀한 계획 아래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어 배후까지 수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조씨가 당시 대장동 사건이 아닌 부산저축은행 사건 참고인으로 조사받았고, 그가 “김씨 인터뷰는 허위”라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는 점 등을 근거로 김씨 인터뷰를 허위로 결론 내린 상태다. 장본인인 김씨는 이날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출소하며 “사적 대화가 녹음되는지도 몰랐다. 신 선배(신씨)가 저한테 사과해야 할 부분”이라고 발뺌했지만, 검찰 조사에선 인터뷰 허위성을 어느 정도 인정했다고 한다. 김씨가 “그 당시 (윤 대통령이) 대검 중수과장으로서 (조씨 수사를 무마할) 영향력이 있는 위치에 있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건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다만 김씨는 대선 국면을 바꾸려는 의도였느냐는 질문에 “제가 그렇게 능력 있는 사람은 아니다”면서 ‘대한민국을 지배하는 혼맥지도’란 신씨의 책 3권 값 1억6500만원에 대해 “그분의 평생 업적으로 예술적 작품으로 치면 그 정도 가치가 있다”고 대가성을 부인했다. 신씨 역시 “책 3권을 판 정당한 대가”라는 입장이다. 검찰은 전날 김씨의 화천대유 사무실에서 압수한 신씨 책의 가치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금품에 상응하는 대가에 비례해 보관돼 있진 않았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남씨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허위 인터뷰 경위 등을 조사했다. 남씨는 김씨가 신씨와 인터뷰한 직후인 2021년 10월 JTBC와 2차례 인터뷰하며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 의혹이 제기된 ‘그분’과 관련해 말을 바꿨다. 남씨가 첫 인터뷰에서 “김씨가 유동규를 그분이라 부른 적 없다”고 해 ‘그분이 이 대표가 아니냐’는 의혹이 증폭됐다. 남씨는 두 번째 인터뷰에선 “그분은 이재명이 아니다”라고 쐐기를 박았다.
김씨가 남씨, 조씨 등 대장동 사업 관계자들에게 “우리는 이재명과 한배”라며 허위 인터뷰를 종용했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김씨는 이와 관련해 “인터뷰를 종용한 적 없다”며 “우형이(조씨)한테 형으로서 몇 가지 당부한 부분은 있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또 남씨 진술이 김씨의 허위 인터뷰 혐의를 입증할 결정적 증거 중 하나로 보고 있다. ‘윤석열 커피’ 가짜 뉴스는 뉴스타파 보도에 앞서 “남씨가 2021년 11월 검찰 조사에서 진술했다”는 식으로 보도됐는데, 남씨는 한 달 뒤 조씨와 대질 조사에서 “김씨에게 들은 말”이라며 진술을 번복했다.
검찰은 뉴스타파 보도 전후 유사한 언론 보도가 나온 경위 등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사실관계와 다른 부분, 일련의 보도가 이어진 과정까지도 진상 규명에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가능성을 열어 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