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뿐 아니라 해외 빅테크 기업도 한국어를 잘하는 번역기를 제공하면서 국내 인공지능(AI) 번역기 시장이 뜨거워지고 있다. 외국어를 잘 모르는 사람, 반대로 한국어를 잘 모르는 외국인도 AI 번역기의 도움을 받으면 의사소통을 하고, 자료를 이해할 수 있다.
◆일상에서 AI 번역 활용
1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번역기는 네이버 파파고와 구글 번역이다.
◆신조어·문학적 표현 영문 번역은 부족
중요한 것은 정확하고 이해하기 쉬운 번역이다. 특히 한국어는 영어와 어순 등이 달라 자칫 어색할 수 있다. 파파고와 구글 번역, 딥엘이 한국어를 영어로, 영어를 한국어로 어떻게 번역하는지 비교했다.
한글 신조어를 이해하는지 알고자 “부장님은 꼰대야. 낄끼빠빠(‘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지기’의 줄임말)를 몰라”를 세 가지 번역기가 영어로 어떻게 번역하는지 봤다. 세 번역기 모두 꼰대는 알지만 낄끼빠빠는 몰랐다.
파파고는 “The manager is an old man. He doesn’t know Kkilkkippappa.”라고 했고, 구글 번역은 “The manager is an old man. You don’t know Gikkipappa.”라고 했다. 딥엘은 “He’s a jerk. He doesn’t know what a jerk is.”로 달랐다.
한국어의 ‘맛’을 살리지는 못했다. 김소월의 시 ‘진달래꽃’의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 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를 번역시켜 보니 직역했다. 파파고와 구글 번역은 “When I look disgusted, I’ll let you go without saying a word”였다. 딥엘은 “When you are disgusted with the sight of me, I will send you away without a word.”로, 이번에도 파파고, 구글 번역과 달랐다.
번역기는 영어 문서를 업로드하면 형식 그대로 국문으로 번역해 주는 기능이 있다. PDF 파일로 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 통계 보도자료를 이용했다. 구글 번역과 딥엘은 웹 버전에서도 PDF 문서 번역을 제공한다. 파파고는 앱에서는 가능하고, 웹에서는 docx, xlsx, pptx, hwp 파일을 지원한다.
번역 결과는 세 번역기가 비슷했고, 대략의 내용도 파악할 수 있었다. 다만, 사용 단어나 문장 구성은 조금씩 차이를 보였다. 예를 들어 ‘This reflects a mixed picture among G7’에서 ‘picture’를 파파고와 구글 번역은 ‘그림’으로, 딥엘은 ‘상황’으로 표현했다. ‘Of the OECD countries closest (geographically) to the war in Ukraine’에서는 ‘지리적으로(geographically)’를 괄호로 부연하고 있는데, 딥엘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지리적으로 가까운’으로 풀어썼지만, 구글 번역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파파고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가장 근접한 OECD 국가 중(지리적으로)’으로 번역했다.
업계 관계자는 “AI가 언어 장벽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번역기 특성이 다른 만큼 필요와 쓰임에 따라 선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