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월드컵 우승 선수 강제 입맞춤’ 스페인축구협회장, 결국 사임

유럽축구연맹 부회장직도 함께 내려 놓아
호주 시드니에서 거행된 여자월드컵축구대회에서 8월 20일 스페인팀이 우승한 뒤 루이스 루비알레스 스페인축구협회장이 시상식 장에서 알바 레돈도 선수를 끌어안고 기뻐하고 있다. 시드니=AP/뉴시스

여자 월드컵 우승 선수에게 지난 8월20일 시상식에서 강제로 입맞춤을 해 모처럼의 우승에 먹칠을 한 혐의로 여론의 뭇매를 맞아온 스페인 축구협회장 루이스 루비알레스(46)가 10일(현지시간) X(전 트위터)에 사임을 발표했다.

 

루비알레스는 이 성명에서 "국제축구연맹(FIFA)가 나에게 신속하게 자격정지 처분을 내리고 나를 공격하는 온갖 방면의 사건들이 난무하고 있어서, 내가 협회장 자리에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이 명백해 졌다"고 사퇴 이유를 밝혔다.

 

루비알레스는 호주 시드니 여자월드컵대회의 8월 20일 결승전에서 스페인 팀이 잉글랜드를 꺾고 우승을 차지한 뒤 전세계에 생중계된 시상식에서 제니 에르모소 선수의 얼굴을 잡고 강제 키스해 세계적인 스캔들의 주인공이 되었다.

 

전 국민적 여론의 공격과 FIFA의 신속한 자격정지 처분, 코치진의 전원 사퇴에도 불구하고 루비알레스는 억울하다며 사퇴를 거부해왔고 모친이 단식투쟁까지 벌였지만 결국 그는 사퇴의사를 밝혔다. 유럽축구연맹 부회장직도 함께 내려 놓았다.

 

스페인 검찰은 루비알레스를 위력에 의한 강제 입맞춤을 한 성추행 혐의로 기소했다고 대검찰청이 8일 발표했다. 이는 에르모소 선수가 공식적으로 성추행 혐의로 고소를 제기한지 이틀 만에 나온 발표이다.

 

루비알레스는 8월 26일 부터 자신의 축구협회장 후임으로 직무 대행을 해 온 페드로 로차 임시 회장에게도 전화를 걸어 10일 밤 사퇴한다는 사실을 통보했다. 자신도 축구선수 출신인 루비알레스는 2018년부터 스페인 축구협회장을 맡아왔다.

 

루비알레스는 같은 영국의 토크TV와의 인터뷰에서 피어스 모건 앵커의 사퇴 여부 질문에 대해서도 "사퇴하려고 한다. 이제는 내 업무를 계속할 수가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이 동영상도 널리 공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