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따라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검사를 대폭 강화하는 등 우리나라 수산업계 피해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정부는 위판장을 거치지 않은 수산물에 대해서도 방사능 검사를 하는 등 촘촘한 안전망을 펴고 있다는 설명이다. 수산물 소비도 아직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11일 박성훈 해양수산부 차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관련 일일 브리핑’에서 “정부의 수산물 방사능 검사 체계는 수협에서 위판되는 수산물에 대한 ‘신속검사’ 외에도 정밀하고 촘촘하게 짜여 있다”고 말했다.
박 차관은 이어 “어류와 패류·해조류 등을 생산하는 양식장에서는 출하가 되기 전에,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등 전문 검사 기관이 약 1만2000개 양식장에서 직접 시료를 채취해 방사능 검사를 하고 있다”며 “연근해산은 위판되는지와 관계없이 직접 배를 타고 나가 92개 주요 조업 해역에서 수산물을 수거해 방사능 검사를 하고 있고, 전체 위판장을 대상으로 하는 ‘정밀검사’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수협 위판을 통하지 않는 원양산 수산물은 유통 전에 냉동창고 등에서 시료를 채취해 방사능 검사를 하고 있다”며 “정부는 품종별 생산·유통 특성을 고려해 해역, 위판장, 양식장, 냉동창고 등 수산물이 생산·유통되는 모든 통로에서 안전성을 확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수산물 소비에 아직은 변화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정부는 일본의 오염수 방류 직후인 지난달 24∼25일 대형마트 3사의 수산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8.1% 늘었다고 밝혔다. 또 지난달 24∼29일 6일간 대형마트 3사의 수산물 매출액도 같은 달 17∼23일 7일간 매출액의 103%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단 지난달 24∼27일 수산 외식업 1000개소의 매출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직전인 같은 달 20∼23일 대비 3.8% 감소했다.
주요 수산시장의 매출액도 증가세를 보였다. 해수부에 따르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직후 첫 주말인 지난달 25∼27일 노량진수산시장 내 소매점 매출은 1주일 전인 같은 달 18∼20일 대비 14.6% 늘었다. 같은 기간 노량진수산시장 내 식당 매출은 21.2% 증가했다. 남해안 수산시장도 마찬가지로 지난달 29일부터 31일까지 사흘간 부산 강서구 명지시장에서 열린 명지시장 전어축제에 지난해의 2배인 3만명의 인파가 찾아왔다. 축제 기간 팔린 전어만 20t에 이르고, 매출도 지난해 대비 30% 이상 늘었다. 지난달 소비자들의 발길이 뚝 끊겼던 부산 자갈치시장은 9월부터 추석 대목을 앞두고 수산물을 장만하려는 사람들이 하나둘 시장으로 발길을 옮기고 있다. 자갈치시장 한 상인은 “정치인들이 방사능에 오염된 수산물 운운하는 통에 상인은 물론, 어민들까지 생계가 막막했다”며 “후쿠시마 오염수가 수년 뒤에 우리나라에 도달한다고 하니 일단 올해까지는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수산물 가격도 소폭 오름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수협 노량진수산주식회사 경락시세에 따르면 우럭(활어·중) 1㎏의 가격은 2만3800원으로 오염처리수 방류 이슈가 있기 전인 3주 전 8월21일 1만6100원보다 47.8%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