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의 민주주의 파괴에 맞서겠다며 ‘무기한 단식’에 들어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투쟁 천막을 항의 방문했던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당연히 찾아갈 수밖에 없었다’는 취지로 자신의 결정을 정당화했다.
태 의원은 이날 오전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표 단식하는데 거기는 꼭 가셨어야 됐느냐’고 진행자가 묻자, “많은 분들이 그렇게 저한테 질문을 하더라”고 우선 답했다. 이어 “그때 (천막에) 간다고 거기(민주당에)다 사전에 알리니 원내대표를 만나는 게 어떠냐(등의 말이 있었다)”라며 “민주당에서 (논란이 된 의원을) 출당시키는 문제와 국회의원직 제명은 원내대표가 결정할 사항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이 대표 투쟁 천막 항의 방문을 미리 민주당에 알려야 했다거나 이 대표가 아닌 박광온 원내대표를 만났어도 좋지 않느냐는 취지 지적이 여럿 있었고, 논란이 된 의원의 제명이나 출당은 이 대표의 결정이어서 천막을 찾아갈 수밖에 없었다는 태 의원 입장으로 풀이된다.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 출신인 태 의원은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윤미향 무소속 의원의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주최 의혹이 제기된 행사 참석을 비판했다. 특히 “이런 반국가적 행위에 민주당 의원들이 침묵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북한인권재단 출범 지연 문제 등과 싸잡아 “공산전체주의의 맹종”이라고 직격, ‘북한에서 쓰레기가 왔네’ 등 비난을 민주당 의원에게서 들었다.
이튿날인 7일 태 의원은 ‘쓰레기 발언’ 당사자인 박영순 민주당 의원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이 대표의 투쟁 천막을 찾았고, “대표께서 책임지고 박 의원을 출당시키고 의원직을 박탈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태 의원이 현장에서 나간 후, 이를 지켜보던 한 의원의 ‘기가 막혀서, 기껏 그 이야기를 하러’라던 어이없다는 투의 반응에 이 대표는 “본인은 엄청 억울했던가 보지”라며 말했고, 이러한 내용을 알게 된 후 ‘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이었다’던 심경을 태 의원은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토해냈다.
태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국민의힘 당 지도부가 한번 이재명 대표 천막에 가보는 게 낫다고 생각하느냐’는 취지의 진행자 질문에는 “이번 단식은 단식과 검찰 조사라는 신상 문제가 같은 그림으로 가고 있다”면서 “당 지도부가 거기에 가서 단식을 하지 말라고 권유하는 건 검찰 조사에 영향이 있다”는 말로 썩 좋은 방향은 아니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