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구급대원이 아이의 고열을 놓고 부모와 갈등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119구급대원 A씨는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얼마 전 있었던 일이다. 저녁 9시쯤 4세 남자아이의 고열 신고가 들어왔다"며 "현장에 갔더니 '3시간 전부터 열이 났고, 해열제는 한 번 먹였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A씨에 따르면 당시 아이의 체온은 38.8도였다. 맥박과 호흡, 혈압 등 활력 징후에는 별다른 이상이 없었다.
하지만 아이의 부모는 아이가 선천적인 질병을 앓고 있어 모 병원에 다니고 있다며 "지금 당장 빨리 가야 한다"고 재촉했다.
이에 A씨는 "단순 고열이고, 아직 해열제를 한 번밖에 안 먹였으니 지켜보자"며 "날 밝으면 그 병원에 가셔라. 지금 너무 불안하다면 근처 병원 응급실로 이송하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부모는 "아이 차트가 그 병원에 다 있어서 거기로 가야 한다"고 재차 요청했다.
A씨는 "가는 데 2시간 넘게 걸린다. 관내를 그렇게 오래 못 비운다"며 "정 가고 싶으면 비용 지불하고 사설 구급차를 타셔라. 우리는 단순 고열 환자는 이송하지 않는데, 그나마 아이라서 근처 병원 이송이라도 해 준다는 것"이라고 거절했다.
그러자 부모는 녹음기를 켜고 A씨의 소속과 이름을 묻더니 "아이가 잘못되면 다 당신 책임"이라며 "국민 신문고와 소방서 찾아가서 민원 넣을 거다. 그래도 안 갈 거냐"고 따졌다.
결국 A씨는 더 이상 대화를 이어가지 못하고 "근처 병원도 안 가신다는 걸로 알겠다"고 말한 뒤 현장을 떠났다.
A씨는 "아이 엄마, 아빠들이 보기에는 어떠냐. 출동한 저와 동료는 미혼이라 아이 아플 때의 심정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다"며 "저희가 잘못한 거냐"며 의견을 물었다.
이 사건에 대해 누리꾼들은 "부모의 입장도 이해되지만, 구급대원의 설명도 일리가 있다"는 반응이 많았다.
한편 구급대원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이송 여부를 결정할 수 있고, 단순 고열인 경우에도 환자나 보호자가 이송을 요구하면 이송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