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단식을 강도 높게 비판해오던 여당에서 단식 중단을 정중히 요청하는 고위급 메시지가 나왔다. 극단으로 치닫던 여야의 갈등이 장관 인선과 정기국회 상황을 두고 화해 무드로 전환될 지 관심이 쏠린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회의에서 이 대표의 단식을 언급하며 “이유를 막론하고 건강 해치는 단식을 중단하길 정중히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 대표의 건강이 악화되고 있다고 한다”면서 “어제 이 대표를 진단한 의료진도 단식을 중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한 바 있다고 전해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내년도 나라 살림살이 챙겨야하는 중대한 정기국회 시기에 단식을 계속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전날까지도 여당에서는 이 대표의 단식을 ‘위장 단식’, ‘출퇴근 단식’ 등으로 조롱하며 날선 비판을 해왔던 것과는 기류가 확연히 달라진 것이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김 대표의 발언 배경에 대해 “정기 국회 상황에서 계속 갈등만 할 순 없는 것 아니냐”며 “당내에서도 단식 중단을 위한 유화적 제스처에 대한 의견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만 김 대표가 이날 직접 이 대표를 만나 단식 중단을 요청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의 또 다른 관계자는 “김 대표가 오늘 이 대표를 직접 만나는 일정은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다만 차후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