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출마’ 묻자 박지현 “정치인의 고민은 당연”…안민석 “내부 총질 하지 않았나”

이재명의 ‘단식 투쟁 천막’ 찾아 눈물 보여…일부서 ‘초현실적’ 지적받기도
李 지지자 사이에서는 거센 비난도…안민석, YTN 라디오서 “순수하다고 보는 시각 없는 듯”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단식 투쟁이 12일째이던 지난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투쟁 천막을 찾은 박지현 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눈물을 보이고 있다. 뉴시스

 

“추석 지나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앞서 지난 13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한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총선 출마 준비하고 있느냐’던 진행자 질문에 내놓은 답변이다. 그는 이처럼 말하기 전, “정치인이 출마를 고민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는 말로 불출마보다 어느 정도 출마 쪽에 무게가 기운 듯한 뉘앙스를 내보였다.

 

이러한 낌새를 봤는지 ‘이미 결심은 어느 정도 선 것 같다’던 진행자 반응에는 “아직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며 “추석 지나고 나면 좀 더 명확히 말씀드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거듭 비슷하게 답했다. ‘추석이 지나면’이라는 말만 놓고 보면 박 전 공동비대위원장의 출마 여부 입장이 나오기까지는 짧으면 3주 정도 남은 셈이다.

 

무엇보다 박 전 공동비대위원장의 인터뷰가 시선을 끈 건, ‘무기한 단식 투쟁’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천막을 찾아 눈물을 보였던 것과 무관치 않다.

 

지난 11일 이 대표를 보자마자 왈칵 눈물을 쏟았던 그는 SBS 라디오에서 진행자의 ‘냉랭한 정치권 반응’ 언급에 “정치적 입장을 떠나 단식 시기 넘긴 사람을 볼 때 눈물이 나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면서, 자신의 행동을 두고 ‘초현실적’이라던 일부 의원의 반응에 “(오히려 그게) 초현실적”이라고 받아치기까지 했다.

 

이 대표 앞에서 눈물을 보였지만 민주당 노선에 대한 자신의 태도는 변하지 않았다고 박 전 공동비대위원장은 함께 강조했다. 이 대표가 검찰에 맞서 당당히 나갔으면 좋겠다거나 ‘불체포특권’에 반대해 온 기존 생각이 그대로라는 의미다. 다만, 이 대표를 겨냥하는 검찰의 움직임 이면에 ‘특권 의식’이 있는 것 같다는 비판을 더하고, ‘정치적 의도’가 다분한 행보이기에 국민적인 규탄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을 함께 폈다.

 

특히 이 대표의 단식 투쟁 ‘발화점’이 육군사관학교 내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이라고 분석했다. 역사를 되돌리려는 윤석열 정부의 모습에 ‘더 이상 안되겠다’는 생각을 이 대표가 했으리라는 박 전 공동비대위원장의 생각이다.

 

이 대표는 투쟁 시작에 앞서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독립운동가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임명 등을 나열하며 비판한 뒤, 민생 파괴와 민주주의 훼손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사죄, 오염수 방류 반대 입장 천명, 전면적 국정 쇄신과 개각 단행 등을 공개 요구했었다.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 마련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단식 투쟁 천막을 찾아 눈물을 흘리고 있다. 뉴스1

 

전체적으로 이 대표를 응원하고 검찰을 비판하는 인터뷰였지만, 이 대표 지지자 등 사이에서 박 전 공동비대위원장을 향한 시선은 그리 곱지만은 않은 분위기다.

 

이 대표 지지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 ‘저 나이에 이리 사악할 수 있느냐’며 ‘민주당의 이름을 달고 정치를 하지 못하게 몰아내자’는 글 등이 올라오면서다. 진보성향으로 분류되는 유튜브 채널 ‘이동형TV’의 지난 13일 방송에서도 박 전 공동비대위원장이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 공천을 노리고 투쟁 천막에 나타난 거라는, 소위 ‘공천용’이라던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의 최근 비판과 같은 결의 주장이 나왔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14일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박지현 전 공동비대위원장의 눈물을 두고 평가가 엇갈리는데 어떻게 보느냐’는 취지 진행자 질문을 받고서 “순수하다고 보는 시각이 없는 듯하다”고 답했다.

 

안 의원은 “그동안 이해하지 못할 내부 총질을 좀 지나치게 하지 않았느냐”며, “그런 면에 있어가지고 당 내부에서 아주 심각한 문제의식이 있었다”고 이처럼 판단한 이유를 댔다. 계속해서 “이제 그분이 작년 지방선거 때 전국 몇 군데 청년 전략공천을 느닷없이 해서 다 실패했다”며 “거기에 대한 아직 사과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리고는 “앞으로 더 이상 실망시키지 않고 청년 정치인으로서 좀 제대로 했으면 좋겠다”는 말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