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14일 의원총회를 열고 보름째 단식을 이어 가는 이 대표에게 단식 중단을 촉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동안 이 대표의 단식을 ‘쇼’, ‘출퇴근 단식’ 등으로 비판해왔던 여당도 이날은 단식 중단을 촉구했다. 집권 여당으로서 제1야당 대표의 단식 장기화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이소영 원내대변인은 이날 의원총회 직후 이 대표를 만난 뒤 “이 대표 뜻을 이어받아 정기국회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과 함께 단식 중단을 간곡히 요청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유를 막론하고 건강을 해치는 단식을 중단하길 정중히 요청드린다”며 “내년도 나라 살림살이를 챙겨야 하는 중대한 정기국회 시기에 단식을 계속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대표 단식에 대해 민주당에서는 당내 갈등을 잠시 봉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표 취임 1년을 앞두고 민주당은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 무소속 김남국 의원 가상자산 논란, 김은경 혁신위 논란에 휩싸였다. 백현동 개발비리·쌍방울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한 체포동의안 표결 가능성이 커지며 이 대표 사법 리스크도 다시 부각되던 터였다.
다만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가 임박했단 관측이 나오면서 다시금 계파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비명(비이재명)계 조응천 의원은 이날 “다수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며 “요청컨대 체포동의안을 가결시켜 달라 말씀을 해 주시는 게 제일 낫다”고 주장했다.
실제 당 안팎에선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될 경우 민주당이 취할 수 있는 여러 시나리오가 거론되는 중이다. KBS는 이날 ‘민주당 내 전략보고서’를 입수했다며 △이 대표가 친전을 통해 소속 의원 전원에게 가결을 요청하는 안 △소속 의원 50여명만 표결에 참석하게 해 국민의힘 주도로 체포동의안을 가결시키는 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다만 민주당은 이와 관련해 “당 지도부는 해당 내용을 논의한 적도, 보고받은 적도 없는 정체불명의 문건”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 50대 여성이 이날 저녁 이 대표 단식을 위해 설치된 국회 본청 앞 천막 부근에서 소란을 피우다 저지하던 여경 2명에게 흉기로 상해를 입히는 사건이 발생했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