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석증은 무증상부터 극심한 통증까지 환자마다 증상이 천차만별이다. 보통 증상이 없어 경과관찰만 하는 경우가 많지만, 담낭염, 담관염, 췌장염과 같은 위급한 합병증이 발생하거나 암의 위험이 높아지는 경우라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담석증 환자수는 2017년부터 연평균 10%씩 증가하는 추세다. 담석은 크게 비만, 고지방·고열량식이, 임신, 급격한 체중 감소 등으로 발생하는 ‘콜레스테롤 담석’과 기생충이나 세균 감염, 간경변증이나 용혈성 빈혈 환자 등과 관련이 있는 ‘색소성 담석’으로 나뉜다.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박남영 교수는 “우리나라는 서양보다 색소성 담석이 많았지만, 식생활의 서구화 등으로 인해 콜레스테롤 담석의 비율이 증가하고 있고, 이와 더불어 담석증 환자도 계속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담석에 의한 증상은 오른쪽 윗배 또는 명치 부위 극심한 통증이 대표적이다. 이는 담석이 담즙이 흐르는 통로를 막으면서 발생한다. 오른쪽 윗배 또는 명치 부위에 발생한 통증은 양측 날개뼈 사이, 오른쪽 날개뼈, 또는 어깨로 뻗치기도 한다. 짧게는 30분, 길게는 6시간 이상 지속되기도 한다.
주로 식후에 발생하거나 악화된다. 저녁에 과식을 하고 4-5시간이 지난 한밤중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메스꺼움이나 구토만 동반하거나 복부 팽만감, 소화불량, 가슴 통증 등과 같이 담석에 의한 전형적인 통증이 아닌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다른 질환에 의한 증상인지도 함께 감별해야 한다.
담석은 통증 뿐만 아니라 급성 담낭염, 급성 담관염, 급성 췌장염 등의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런 합병증이 발생하면, 발열이나 오한 등이 생기고 복통의 정도나 기간이 증가할 수 있는데, 이때는 즉각적인 치료를 위해 응급실로 내원해야 한다.
담석과 담낭암의 연관성은 계속해서 연구되고 있는 내용이다. 담낭암 환자의 70~90%에서 담석이 동반되고 있다는 결과도 있고, 증상이 있는 담석증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담낭암이 생길 확률이 34배 높아진다는 보고도 있다. 그러나 담석증 환자의 대다수는 담낭암이 발생하지 않는다. 실제로 담석이 있는 환자 중 0.5%~3%에서만 담낭암이 보고되고 있다. 담석증 환자의 다수는 담낭암이 발생하지 않는다. 이렇게 일부의 담낭암의 위험도가 높아지는 환자들에게는 담낭 절제술이 권고된다.
박남영 교수는 “담낭 담석이 있는 다수의 환자에게서 암이 발생하지 않은 상황을 고려한다면 담낭 담석이 있는 모든 환자들에게 담낭 절제술을 진행하는 것보다는, 담낭암의 위험도가 높은 특정 환자들을 위해 담낭 절제술을 진행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담낭의 담석을 확인하기 위해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검사는 복부 초음파다. 복부 초음파를 통해 담낭 담석의 85%가 확인된다. 다만 지방간이 심하거나 위나 장에 가스가 많으면 자세한 관찰이 어렵다. 이 경우에는 초음파내시경 검사가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초음파내시경은 내시경 끝에 초음파가 달린 검사 장비로, 위 또는 십이지장에서 인접한 담낭 및 담관을 관찰할 수 있는 검사법이다. 96%의 환자에서 담석을 확인할 수 있고, 크기가 작은 담석도 복부 초음파보다 더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담관내 담석은 복부 초음파 발견율이 30~40%로 낮은 만큼 혈액검사와 연령 및 담관의 확장 정도 등을 고려해 초음파내시경이나 MRI 등을 진행할 수 있다.
담석은 위치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진다. 증상 없이 우연히 발견된 담낭 담석증 환자의 경우는 모두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반대로 담석에 의한 통증이 발생한 경우에는 수술적 절제를 고려하게 된다. 증상이 없더라도 석회화 담낭, 담췌관 합류 이상, 담낭 선종 등이 동반된 경우나 3cm 이상의 거대 담낭 담석이 있는 경우는 담낭암의 위험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담낭절제술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