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을수록 ‘워라밸’… 나이 들면 ‘직업안정’ ↑

고용정보원 직업가치관 분석
‘워라밸’ 10대 4.35·60대 4.09점
10∼20대 경제적 보상 중시 경향
정년 다가올수록 노후 불안 더해

직업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가치가 ‘일과 삶의 균형’(워라밸)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젊을수록 워라밸과 경제적 보상을 중시하지만, 나이가 들면 직업안정을 중시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근로시간 개편과 계속고용 등 노동개혁을 추진 중인 정부가 정책 설계 과정에서 이 같은 가치관의 변화를 세심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게티이미지

18일 한국고용정보원이 워크넷의 직업가치관검사를 분석한 결과 직업 선택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직업가치는 워라밸로 5점 만점에 4.23점을 기록했다. 워라밸에 이어서는 ‘직업안정’(4.09), ‘경제적 보상’(4.07), 자기 계발(3.93), 성취(3.91), 자율성(3.59), 사회적 인정(3.54), 사회적 공헌(3.42), 변화 지향(3.33) 순이었다.

워라밸에 대한 직업가치요인 점수는 전연령대에서 4점대를 기록하며 높게 나타났다. 10대가 4.35점으로 가장 높았고, 60대 이상에서도 4.09점을 기록했다. 최근 노동시장에서 MZ(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세대가 주목받으며 다양한 연령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워라밸을 선호하는 가치관만큼은 세대나 연령에 따른 격차가 낮은 것이다.

이는 한국의 노동시장이 그만큼 워라밸을 보장해 주지 못하는 현실을 방증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보건사회연구’에 실린 ‘일-생활 균형시간 보장의 유형화’ 논문에 따르면 한국의 노동시장 주권(선택권)은 1점 만점에 0.11점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근로시간 개편을 추진 중인 정부는 주 최대 69시간까지 유연화하는 내용의 개편안을 발표했다가 여론의 반발에 부딪혔는데, 그 배경에는 워라밸을 갈망하는 전 세대의 가치관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근로시간 개편안의 재검토에 착수한 정부는 조만간 대국민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새로운 개편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워라밸에 이어 10∼20대는 경제적 보상, 30∼40대는 직업안정을 중시했다. 반면 50대 이상에서는 워라밸보다 직업안정을 중요한 가치로 꼽았다.

직업안정에 대한 가치요인 점수는 30대가 3.95점, 40대는 4.05점, 50대는 4.20점, 60대 이상은 4.25점으로 연령과 함께 높아졌다. 정년이 다가올수록 노후에 대한 불안감이 더해지며 직업 안정성을 점차 중시하는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