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외무장관 “시진핑 독재자” 발언에 中 “공개적인 도발”… 독일대사 초치

美 방문 때 폭스뉴스 인터뷰서
우크라 침공 푸틴에 빗대 주장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가리켜 독재자라고 언급하자 중국이 강력 반발하며 독일 대사를 초치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독일 외무부는 18일(현지시간) 중국 외교부가 베어보크 장관의 발언과 관련해 전날 파트리치아 힐데가르트 플로르 주중 독일대사를 초치했다고 밝혔다.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 로이터연합뉴스

베어보크 장관은 지난주 미국 방문 당시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해 말하던 중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 전쟁에서 이길 경우 시 주석과 같은 전 세계 독재자들에게 어떤 신호가 되겠느냐”고 반문하며 “그래서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이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오닝(毛寧)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에 대해 “베어보크 장관의 발언은 극도로 이치에 어긋나고, 중국의 정치적 명예를 크게 훼손했다”며 “이는 공개적인 정치적 도발”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는 이를 심하게 못마땅하게 여기고 외교적 경로로 독일에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은 지난 7월 처음으로 최대 교역국인 중국을 완전히 공급망에서 분리하는 디커플링이 아닌 디리스킹(위험 제거)을 지향한다는 내용의 대(對)중국 전략을 의결한 바 있다. 베어보크 장관은 당시 중국이 파트너이자 경쟁자, 체제 라이벌이라면서 “최근 수년간은 체제 라이벌로서의 측면이 전면에 부각됐다”고 설명했다.

녹색당 당수를 지내기도 한 베어보크 장관은 독일의 연립정부에서 녹색당을 대표하는 인물로 사회민주당 소속인 올라프 숄츠 총리보다 강경한 원칙주의자로 평가된다. 그는 중국의 인권 문제에 강한 목소리를 내 왔으며 지난 4월 베이징에서 열린 중·독 외교안보전략 대화에 참석해서도 “중국에서 시민사회 참여가 계속 위축되고 인권이 점점 제약받고 있는 데 대해 우려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