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등록문화재인 ‘옛 철도청 대전지역사무소 재무과 보급창고’(대전역 철도보급창고)가 이달 말 신안2역사공원으로 통째로 이전된다.
대전시는 20일 대전전통나래관에서 철도보급창고 이전에 관한 기술적 검토 등을 위한 세미나를 열고 모듈 트레일러에 철도보급창고를 실어 이동키로 했다.
문화재 이전 자체가 전국적으로 흔치 않은 일인데, 트레일러를 이용한 이전은 국내 첫 사례다.
대전역 동광장에 있는 철도보급창고는 2005년 문화재로 등록됐으나 당시 함께 있던 여러 창고 건물이 철거되고 주변이 모두 주차장으로 바뀌면서 홀로 남겨졌다.
섬처럼 덩그러니 남겨진 철도보급창고는 2016년 대전역세권 동광장길 조성사업이 추진되면서 이전 논의가 시작됐다.
문화유산인 만큼 존치해야 한다는 여론이 컸지만 역세권 사업을 통해 들어설 대전역 환승센터의 역할 수행을 위해선 이전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인근에 철도를 테마로 한 신안2역사공원 조성이 추진되면서 이전론에 힘이 더 실렸다.
이전 방식을 놓고 숙의 끝에 통상적으로 해왔던 ‘해체 후 이전 복원’이 아닌 건축물을 들어서 통째로 옮기는 ‘전체 이동 기술 공법’이 채택됐다. 문화재 훼손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해체에 따른 부재 교체와 보전처리, 보관 비용 등도 절감할 수 있는 등 여러 장점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전을 위한 건축물 보수보강 작업은 거의 끝났으며 이전할 부지 내 기초작업도 완료됐다.
이동 동선 내 장애물들에 대한 조치와 최종 디지털 시뮬레이션이 끝나면 철도보급창고는 지피에스(GPS)를 통해 자동으로 수평을 잡아주는 모듈 트레일러 12대에 실려 600m를 이동해 공원 내 새 자리로 안착한다.
시 관계자는 “문화재 훼손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과 함께 해체에 따른 부재 교체와 보존 처리, 보관 비용 등을 모두 고려할 때 이축이 낫다고 판단했다”며 “문화유산은 현장보존이 원칙이지만, 이미 주변 경관이 크게 훼손됐고 보존과 함께 활용을 중시하는 등록문화재 특성상 좀 더 안정적인 관리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인근 역사공원으로 이전키로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