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 야구는 국제대회에서 연이어 ‘참사’에 가까운 수모를 당했다. 2년 전 도쿄올림픽 노메달에 이어 지난 3월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일본에 4-13으로 대패하고 8강 진출에 실패하는 등 한국 야구가 세계 변방으로 밀려나고 있음을 보여 줬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구겨진 한국 야구의 자존심을 조금이나마 회복할 기회다. 1994 히로시마 대회에서 야구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7번의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야구는 5개의 금메달을 따냈다. 특히 2010 광저우부터 2014 인천, 2018 자카르타·팔렘방까지 최근 3연패를 이뤘다.
다만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이전 대회와는 달리 이번 항저우에선 만 25세 이하로 선수단을 꾸렸다. 지난 대회 대표팀 선발 때 일부 선수들의 병역 기피 논란과 아시안게임이 특정 선수들의 병역 특례 혜택을 위한 도구가 아니냐는 비판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역시 금메달 경쟁 상대는 일본과 대만이다. 실업야구 선수들이라지만 일본 대표팀의 수준은 KBO리그와 비교해도 손색없다. 대만은 미국 마이너리거, 자국 프로·실업 리그를 망라해 최고의 선수를 꾸릴 것으로 알려졌다. 두 팀 모두 한국에게는 쉽지 않은 상대다.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수들은 23일 소집돼 고척 스카이돔에서 첫 훈련을 시작한 뒤 28일 항저우로 떠난다. B조에 편성된 대표팀은 다음 달 1일 홍콩, 2일 대만과 일전을 치른 뒤 3일엔 예선을 통과한 약체 국가와 맞붙는다. 이후 A, B조 1, 2위가 슈퍼 라운드에 진출해 결승 진출 국가를 가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