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씬 다가온 가을과 함께 프랑스 영화의 전성기를 이끈 감독들의 영화가 찾아온다.
시네마테크는 오는 27일부터 다음 달 12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프랑스 영화 거장 프랑수아 트뤼포(1932∼1984)와 장뤼크 고다르(1930∼2022)의 대표작을 상영하는 ‘가을날의 재회-트뤼포와 고다르’ 특별전을 연다고 20일 밝혔다.
짧은 머리의 배우 진 세버그의 발랄한 모습을 담은 ‘네 멋대로 해라’(1960)의 감독 고다르, 그리고 ‘시네필의 영원한 초상’으로 불리는 트뤼포는 프랑스 영화 운동 누벨바그를 대표한다.
누벨바그는 ‘새로운 물결(New Wave)’이라는 뜻으로, 1950∼60년대에 장르적 규칙이나 영화적 관습을 깨는 방식으로 추구됐으며, 인간과 우주의 부조리에 대한 실존주의 철학에 바탕을 둔다.
이번 특별전의 막을 여는 작품은 트뤼포와 고다르가 함께 1959년부터 1979년까지 내놓은 성장극 앙투안 드와넬 연작으로, 프랑스의 전설적인 배우 장-피에르 레오가 앙투안을 연기했다. 레오가 14세 때 출연한 ‘400번의 구타’(1959)부터 34세에 참여한 ‘사랑의 도피’(1979)까지 배우의 성장도 엿볼 수 있다.
트뤼포의 데뷔작 ‘400번의 구타’는 감옥 같은 학교와 학교 같은 집 어느 곳에도 정을 붙이지 못하고 문제아로 낙인찍혀 방황하는 소년 앙투안의 모습을 담았다. 자유로운 영혼과 억압적인 사회와 부딪 유려히 그려 칸 영화제 감독상을 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특별상영작 ‘줄 앤 짐’(1961)은 서로 사랑하지만 관계에 대해 규정 짓지 않는 쥴과 짐의 이야기를 다룬 연애영화다.
고다르가 누벨바그 운동이 가장 활발했던 시기인 1960년대 내놓은 영화도 상영된다. ‘결혼한 여자’(1964), ‘국외자들’(1964), ‘중국 여인’(1967), ‘주말’(1967) 등 4편이다.
‘중국여인’은 사상에 대해 고민하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로 1967년 베니스 국제 영화제에서 특별심사위원상(심사위원대상)을 수상했다. ‘주말’은 부르주아 커플의 식인, 변태적 성행위, 동물의 도살 등 카니발리즘과 포르노그라피적 요소 둥울 통해 자본주의에 대한 경멸감을 맛볼 수 있다.
더불어 10월 8일 ‘결혼한 여자’ 상영 후에는 김성욱 프로그램 디렉터가 고다르의 작품 세계에 관해 이야기하는 시네 토크 시간도 마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