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먹을거면 우리 줘"…이탈리아 푸른 꽃게 수입될까

이탈리아에서 잡힌 '푸른 꽃게(블루크랩)'. AP연합뉴스 제공

 

최근 이탈리아에서 생태계 교란을 이유로 애물단지 취급을 받고 있는 외래종 '푸른 꽃게(블루크랩)'이 국내에 본격적으로 수입될 수 있을지를 두고 관심이 모인다.

 

21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같이 국내 업체가 외국에서 꽃게를 수입하는 절차는 복잡하지 않다고 전했다.

 

국내에 들여오는 수입 식품은 정밀·현장·서류 검사 등 3가지 종류의 검사를 받는데, 여기서 '적합' 판정을 받으면 통관이 가능하다. 푸른 꽃게도 식약처 기준에 따라 수입 가능한 품종에 해당하기에 검사를 통과하면 판매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국내 꽃게 수입업체들이 이탈리아 당국에 푸른 꽃게 수출 여부를 타진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가운데, 이미 한 업체는 다음 달 말부터 푸른 꽃게를 들여와 판매할 수 있다면서 구매 사전 예약을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수입을 위해 현실적으로 고려할 사항이 많아 실현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 비관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현지 냉동 시스템 구축, 운송비 등을 고려하면 푸른 꽃게 수입이 수익으로 이어질지 미지수라는 설명이다.

 

튀니지에서는 '청색 꽃게' 개체량이 급증해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등지에 수출되고 있지만 이탈리아의 경우 이와는 차이가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 한다.

 

튀니지는 국내보다 인건비가 7~8배 가량 저렴해 판매를 위한 가공 과정까지 드는 비용이 월등히 저렴하다. 때문에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우위가 있어 수입이 가능했다는 지적이다.

 

한국무역통계진흥원의 꽃게 교역 통계에서도 우리나라가 지난해 수입한 꽃게 1만2860t 중 저렴한 중국산이 1만2천470t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튀니지산 160t이었다.

 

2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 꽃게 수입업체 관계자는 "가장 맛있는 국산 꽃게 값도 많이 내려간 상태에서 푸른 꽃게가 자리 잡을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며 "이탈리아는 튀니지와 달리 인건비가 우리나라와 비슷한데 꽃게를 제대로 수거해 가공까지 하려면 원가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산 꽃게가 엄청나게 싸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을 갖추려면 이탈리아 현지에서 1㎏당 700~800원에 꽃게를 사들여 국내로 들여와야 한다"며 "만약 그보다 값이 비싸다고 하면 이탈리아 꽃게를 수입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푸른 꽃게 수입을 추진할 것을 주장하는 의견이 나타난 것은 앞서 지난달 이탈리아 당국이 조개 양식장에 막대한 피해를 주는 꽃게 포획과 폐기에 290만 유로(약 42억원)의 예산을 배정한 뒤부터다. 이 소식이 알려진 뒤 국내 소비자 사이에서는 "이탈리아에서 안 먹을거면 우리가 먹겠다", "꽃게 버릴거면 차라리 내 입에 버려 달라" 등의 의견이 나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