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만난 네타냐후 “사우디와 관계 정상화 위해 노력할 것”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재집권 9개월 만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갖고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관계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고 로이터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제78차 유엔총회를 계기로 이날 뉴욕에서 만난 양국 정상은 1시간 넘게 진행된 비공개 회담에서 이스라엘·사우디 관계 정상화 문제, 팔레스타인 문제, 이스라엘 사법 개혁 문제 등에 대해 논의했다.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일(현지시각) 제78차 유엔총회가 열리는 뉴욕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하고 있다. AP뉴시스

이 자리에서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의 주도하에 이스라엘과 사우디 두 나라 간의 역사적인 평화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러한 평화는 아랍 지역과 이스라엘 사이에서 계속돼 온 분쟁의 종식을 앞당기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해 12월 극우 세력과 손잡고 재집권한 뒤 팔레스타인을 향해 초강경 정책을 펼치고 사법부 무력화 입법을 추진하면서 국제사회의 우려를 낳았다. 

 

바이든 대통령도 이스라엘 정상은 취임 후 몇 주 안에 백악관으로 초청한다는 관례를 깨고 아직 네타냐후 총리에게 초청장을 내민 적이 없다. 

 

다만 내년 대선을 앞두고 중국이 영향력을 키운 중동에서 외교적 성과를 거두고자 이스라엘·사우디 관계 정상화를 추진 중인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협조를 구하기 위해 이번 뉴욕에서의 회담을 성사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설명했다. 

 

데이비드 마코프스키 워싱턴근동정책연구소 연구원은 로이터에 “이번 양국 정상의 만남은 1964년 이후 가장 긴 공백 끝에 이뤄졌다”면서 “사우디와의 관계 정상화 문제 때문에 바이든과 네타냐후는 여러 견해차에도 만날 수밖에 없었다”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미 폭스뉴스와 인터뷰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를 위한 회담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밝혔다.